인터넷 트렌드(Internet Trends)는 인터넷 애널리스트인 메리 미커(Mary Meeker)가 매년 공개한 인터넷 관련 데이터를 망라한 보고서다. 2016년 버전을 보면 인터넷 성장은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이 중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인터넷 사용자 30억명·신흥국이 성장 견인=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30억 명이며 인구 보급률은 42%다. 하지만 증가율은 지난 2009년 15%에서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9%를 기록했다. 반면 인도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 증가율은 지난해 40%에 달한다. 하지만 전체 인구 내 인터넷 사용자 비율은 22%다. 여전히 앞으로 성장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8년 전 세계에서 34%였던 아태지역 사용자 비율은 지난해 52%까지 대폭 늘었다. 아태지역의 성장이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





물론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세는 2010년 80%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세다. 지난해에는 10% 전후까지 떨어졌다. 안드로이드와 iOS 단말의 출하대수 변화를 비교하면 안드로이드만 비약적인 성장을 보인다. 평균 판매 가격을 보면 iOS 기기의 평균 가격은 600∼700달러를 오간다. 반면 안드로이드 단말은 2010년 441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부터 계속 떨어져 올해 말에는 208달러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다시 말해 안드로이드가 기록 중인 성장률은 중저가 모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전 세계 국가를 인터넷 수준, 그러니까 임금 수준이나 접근성, 숙련도와 인프라 등 여러 항목별로 나눠서 보면 우리나라와 미국 등 IT 인프라가 잘 정비된 국가는 모든 수치가 높은 반면 인터넷 장벽이 높은 국가일수록 수치가 낮아진다.

스마트폰 구입에 필요한 비용이 연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가장 부담이 큰 곳은 에티오피아로 단말 가격은 262달러지만 연봉 중 47.6%나 차지한다. 이어 탄자니아 21.5%, 방글라데시 11.4% 순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16달러에 연봉 중 차지하는 비중은 0.8%다. 그 밖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0.9%, 일본은 0.6%를 나타낸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스마트폰에 접근 가능한 환경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 인구 감소·고령화 문제 그대로=전 세계 GDP 성장률을 보면 2012년 이후 둔화 추세다. 1980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성장률은 3.5%였지만 2012년 이후에는 이런 평균치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 블룸버그 상품지수 역시 2012년을 경계로 하락세다.

1985년 당시 전 세계 GDP는 19조 달러로 전년 대비 성장률은 4%다. 2015년 전 세계 GDP는 114조 달러지만 차이가 있다. 1985년에는 북미와 유럽, 일본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2015에는 이들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줄고 나머지 70% 지역은 중국과 아시아 신흥국이 차지하고 있는 것.

이 중에서도 중국 시장은 유무형 자산을 나타내는 총자본형성(Gross Capital Formation) 변화 추이를 보면 지난 6년 동안 형성된 자본이 이전 30년간 합계보다 크다. 최근 급격한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중국 시장의 성장 역시 포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선진국에선 부채 비율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선진국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또 전 세계 인구 증가율은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감소 추세다. 반면 전체 수명은 늘어나고 있다. 1960년대에는 50대 중반이었지만 이젠 전 세계 평균 수명은 2014년 기준 70대까지 올랐다. 이런 상황을 정리해보면 인터넷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으며 신흥국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부채는 늘어나고 있으며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또 인구 증가율 감소와 고령화라는 문제가 겹쳐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터넷 성장률도 힘을 잃어갈 수 있다는 걸 말해준다.

◇ 인터넷 광고·e커머스는 성장중=한편 미국 내 인터넷 광고 시장 성장률은 15∼20%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4∼2015년에 걸쳐 구글은 18% 성장률을 보였고 페이스북은 59%에 달하는 놀라운 성장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광고를 접하는 시간은 기존 미디어보다 짧다는 게 모바일 광고의 특징. 라디오와 TV, 인터넷 등은 모두 시간이 비슷하지만 모바일에선 광고를 접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구글의 경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사용자는 동영상 광고를 음소거하거나 영상 앞에 들어가는 광고를 불편하게 느낀다. 물론 엔터테인먼트 성격을 높이는 것 같은 대응책이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다른 한 편으로는 모바일 광고에선 광고 차단 기능에 대한 대처 방법이 눈길을 끈다. 2013년부터 인터넷 광고 차단 기능을 지닌 소프트웨어가 확대되고 있어 모바일 단말 광고 차단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 중 하나는 10초 가량 짧지만 건너 뛸 수 없는 광고 도입이다. 물론 인터넷 광고 자체 성장은 라디오나 TV 광고보다 높은 건 분명하다.

또 상품을 구입하는 장소도 작은 가게에서 슈퍼마켓과 쇼핑몰, 할인 스토어 등으로 바뀌고 다시 지금은 온라인 쇼핑 같은 e커머스가 높은 존재감을 보이면서 변화 양상을 보인다. 인구 전체 중 27%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가 앞으로 10∼20년 사이 가장 상품을 구입하는 세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커머스는 2000년 일후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아마존의 경우 자체 브랜드를 내놓는 등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렇게 상품과 브랜드, 소매업 사이의 장벽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트렌드 가운데 하나다. 수많은 브랜드가 직접 유통을 하거나 소매업이 브랜드를 내놓는 등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터넷 판매 쪽으로 진출하는 쪽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대로 실제 매장을 내는 인터넷 소매업자가 등장하는 식이다.

◇ 메신저·음성인식 세력 확장중=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 등 모바일 메신저도 성장하고 있다. 메시지 플랫폼은 간단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선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라인을 비롯해 위챗 같은 메신저가 높은 존재감을 나타낸다. 메신저 플랫폼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또 스마트폰 등 단말에 설치한 앱 수는 전 세계 평균 33개라고 한다. 물론 이 중 매일 사용하는 건 12개, 하루 중 1인당 단말을 다루는 시간은 평균 4시간이라고 한다.





컴퓨팅 플랫폼을 조작하는 방법은 키보드를 썼던 1세대에서 마우스 등을 더한 2세대, 다시 화면을 직접 조작하는 쪽으로 진화했고 다음에는 목소리만을 이용한 음성 명령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컴퓨터가 음성은 인식하는 정밀도는 소음이 적은 환경이라면 90%에 이른다. 판별할 수 있는 어휘 수도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구글과 바이두 등이 보유한 음성 인식 기술도 해마다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에선 음성 명령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지난 2013년 30%대에서 지난해에는 65%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구글 음성 검색도 크게 늘어 2008년과 비교하면 35배나 사용 횟수가 늘었다고 한다. 바이두 음성인식 API 호출 횟수도 2년 만에 4배로 높아졌다. 음성 검색은 검색 전체 중 10∼20% 사이를 나타낼 만큼 늘어났다.

음성 인식 기능을 이용하는 이유는 운전 등으로 손을 쓸 수 없거나 이동 중 빠르게 작업을 해야 할 때 일일이 조작하지 않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 그 뿐 아니라 아마존 같은 기업은 음성을 이용해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기기 보급에도 적극적이다. 애플 아이폰 판매가 지난 2015년 정점을 찍었다면 아마존 에코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http://www.slideshare.net/kleinerperkins/2016-internet-trends-report

◇ IT로 달리는 자동차·급증하는 사이버범죄=또 다른 변화로 볼 수 있는 건 스마트화다. 전기자동차 등 사물에 대한 IT 통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자동차 개념이 기존과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젠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자동차를 조작해 실제로 주행할 수 있는 시대를 앞두고 있는 것.

기존 자동차는 기계 덩어리다. 1980년대 차량 상태를 전자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탑재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는 OBDⅡ 차량 진단 시스템이 실용화됐다. 이후에도 차량 내 IT화는 계속 진행됐고 이젠 컴퓨터 없이 자동차는 달릴 수 없는 수준에 달하게 됐다.

또 완전 자동운전을 할 수 있는 레벨4를 목표로 개발 중인 구글 자동운전 차량이나 지금 보완적 성격으로 자동운전을 통해 도로를 달릴 수 있는 테슬라모터스의 오토파일럿 등이 등장하는 등이 꾸준히 성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자동차의 진화는 더 이상 자동차 제조사만의 것이 아니다. IT 산업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자동차 생산 규모와 점유율의 경우 미국은 하락세지만 중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은 성장하고 있다. 그 밖에 자동차 업계에선 공유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우버 같은 차량 보유자가 다른 사람을 태우고 공유하는 방식이 일반 소비자 뿐 아니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전 세계가 사용 중인 데이터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저장에 필요한 비용은 하락세.

또 이젠 모든 사물이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활용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활용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물론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데이터 중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논의가 늘고 있다. 개인 사생활과 사회 이익 중 어떤 것에 우선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 것.

실제로 사이버 범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3년 이후 40억 건에 달하는 데이터 기록에 무단 접근해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 탓에 일반 소비자도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조사 결과에선 96%가 개인 정보 보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34Gfug5OL0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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