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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제온파이가 노리는 시장




지난 7월 13일 인텔코리아가 서울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제온파이(Xeon Phi)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인텔이 제온파이를 발표한 건 지난 6월 20일. 당시 인텔은 독일에서 열린 슈퍼컴퓨터학술대회 ISC(International Supercomputing Conference) 기간 중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전용 프로세서인 제온파이를 발표한 바 있다.

제온파이가 노리는 시장은 머신러닝이다. 인텔은 잘 알려진 것처럼 슈퍼컴퓨터 시장의 강자다. 전 세계 슈퍼컴퓨터 TOP500 가운데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쓴 제품 수는 무려 490개다. 이들 중에는 국내 슈퍼컴퓨터 7종도 포함되어 있다. 이미 이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인텔이지만 머신러닝 분야를 겨냥해 제온파이를 선보인 것이다. 이 분야에선 엔비디아 등이 GPU 컴퓨팅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제온파이가 노리는 시장이다.





인텔이 이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휴고 살레(Hugo Saleh) 인텔 HPC 플랫폼 그룹 마케팅 책임자는 이 시장이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정부기관 등이 과학 영역에 국한해 사용했다면 이젠 활용 분야가 늘어 기상 분석이나 금융 등 다방면에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 한마디로 전문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메인스트림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 방법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연구자가 가설을 제시하면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는 순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많은 정보, 그러니까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하는 순서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이런 분석 결과를 소비하는 건 과거에는 인간이 결정했다면 지금은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다. 인간 주심에서 머신 중심 학습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에는 물론 컴퓨팅 관련 역량이 클라우드로 옮겨간 게 한 몫 한다.





제온파이는 코드명 나이츠랜딩(Knights Landing)으로 불려왔다. 코어 수는 최대 72개이며 x86 프로세서로 동작하는 부트 호스트 프로세서를 내장했다. 다시 말해 따로 CPU가 필요하지 않은 것. 코프로세서가 아니다. 제온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자체 부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인텔은 기존에도 다른 코드명의 제온파이를 발표한 바 있다. 기존에는 제온파이 뿐 아니라 GPU 같은 것도 부팅을 하고 운영체제를 실행하려면 당연히 호스트 프로세서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 인텔이 발표한 제온파이는 직접 부팅을 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제온파이의 또 다른 특징은 옴니-패스 패브릭(Omni-Path Fabric)이다. 패키지 하나에 아예 메모리까지 연결한 것이다. 온칩 메모리인 것. 덕분에 제온파이는 내장 메모리 16GB를 이용해 7.2Gbps에 달하는 대역폭을 확보하고 있다. 온칩 메모리는 마이크론의 광대역 메모리인 MCDRAM을 썼다.

이런 점을 정리해보면 제온파이는 따로 CPU가 필요하지 않으면서 PCI 익스프레스에 대한 의존도를 없애 확장성을 끌어올린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PCI 익스프레스 버스에 대한 의존도를 없앴다는 얘기는 온칩 메모리를 뜻하는 것. 휴고 살레 책임자는 제온파이가 이런 구조 덕에 HPC 영역에서 병목현상을 일으키던 메모리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인텔이 병목현상을 해결한 방법은 정확하게 말하면 2가지다. 하나는 앞서 설명했듯 메모리 내장이다. 다른 하나는 엔터프라이즈급 DDR4 메모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제온파이는 DDR4 채널 6개를 이용해 384GB까지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실제로 KISTI 류훈 박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제온파이 코어 수를 12배로 높이면 MCDRAM을 쓰지 않은 상태에선 성능이 4.4배 높아지지만 MCDRAM을 이용하면 8.3배까지 속도가 빨라진다고 밝혔다. 물론 MCDRAM이 없는 일반 코어를 같은 비율로 늘렸을 경우에도 70% 이상 성능이 올라가지만 류 박사는 단순 성능 향상 외에 시간이 짧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효율은 더 높다고 밝혔다. 또 병렬 프로그래밍을 하려면 나눠서 연산하는 거과 상호 통신이라는 2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류 박사는 이 과정에서 성능 외에도 관리 측면에서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산 속도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건 슈퍼컴퓨터를 구입하는 입장에선 전력 절감 같은 관리적 측면에서의 이점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제온파이 시리즈는 모두 4종이다. 가장 상위 모델인 제온파이 7290은 코어 72개, 동작 클록은 1.5GHz를 갖췄고 소비전력은 245W다. 제온파이 7250은 코어 68개에 동작 클록 1.4GHz이며 제온파이 7230과 7210은 코어 64개, 1.3GHz를 지원한다. 제온파이 7290을 뺀 나머지 모델의 소비전력은 215W이며 모두 내부 메모리 16GB를 갖췄다. 다만 제온파이 7210만 내장 메모리 대역폭은 6.4Gbps이며 다른 제품은 모두 7.2Gbps다. DDR4 메모리는 384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가격은 상위모델부터 차례대로 6,254달러, 4,876달러, 3,710달러, 2,438달러다.





인텔이 강조하는 강점 가운데 하나는 휴고 살레 책임자의 표현을 빌리면 인지적 인프라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을 하려면 필요한 건 프로세서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프로세서 외에도 5G나 클라우드컴퓨팅 등 전체 인프라가 필요한 것. 인텔은 이를 위해 SSF(Scalable System Framework)를 강조하고 있다. 클라우드상의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SSF의 모토는 “복수의 워크로드를 하나의 아키텍처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SSF의 또 다른 장점은 아키텍처와 디자인을 함께 제공하고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건 이미 이용 중인 제온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자 입장에선 의사 결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인텔은 제온파이 유닛 3만 개 가량을 고객에게 전달한 상태라고 한다. 연말까지는 10만 유닛까지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에 따르면 이 중에는 30개가 넘는 시스템 업체가 참여하며 이 중에는 국내 업체도 4곳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인텔은 또 CMEP(Code Modernization Enablement Program)라고 불리는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올해 10만 명이 넘는 개발자에게 교육을 하겠다는 것. 인텔코리아 윤은경 부사장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6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고 연말까지 400명을 추가 교육하는 등 제온파이와 관련한 병렬화 프로그래밍 관련 워크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텔은 행사 도중에도 경쟁자(엔비디아)와의 성능 비교를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비교 모델은 타이탄X였지만 이 제품은 이전 아키텍처인 맥스웰이다. 결국 엔비디아의 파스칼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테슬라 P100 같은 제품이 제온파이의 경쟁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100은 NV링크를 이용해 멀티 GPU를 구성하거나 NV링크를 지원하는 IBM이나 오픈파워 진영 CPU와도 연결할 수 있다. 물론 인텔 CPU와도 연결할 수 있다.

인텔 입장에선 ‘제온+제온파이’ 조합을 원하고 엔비디아 입장에선 GPU를 중심으로 CPU는 어떤 것이나 관계없는 조합이 된다. 어찌됐든 같은 밥그릇에 숟가락을 얹은 건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제온파이는 머신러닝이라는 시장을 둘러싼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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