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정책
엡손이 탐하는 10년 먹거리




“성소정(省·小·精) 가치를 통해 사람과 사물, 정보를 연결하겠다.” 세이코엡손 CEO인 우스이 미노루가 한국엡손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자리에서 엡손의 장기 비전인 엡손 25(Epson 25)를 밝혔다. 엡손의 비전을 숫자로 말하자면 2025년까지 매출 1조 7,000억엔, 한화 18조원대, 기업 이익 2,000억 엔, 매출수익률 12%를 달성하겠다는 것. 참고로 지난해 세이코엡손의 매출은 1조 1,000억엔, 기업 이익은 820억 엔, 매출수익률은 11.8%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은 성·소·정. 우리말로 풀면 초절전, 초소형, 초정밀이다. 우스이 CEO는 세이코엡손이 이들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람과 사물, 정보를 연결하는 방향성을 지켜왔다면서 시대 변천에 따라 사람과 시간을 연결하는 시계, 사람과 정보를 연결하는 프린터, 이젠 사람과 사물, 정보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분야도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 통신 기술이 진보하면서 모든 정보를 인터넷 상에 연결하게 된 만큼 이런 사이버 공간과의 접점이 될 제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이코엡손이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IT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주력으로 삼는다는 얘기다.

우스이 CEO가 엡손 25 비전을 위해 지목한 4가지 혁신은 잉크젯 프린팅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웨어러블, 로봇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엡손은 잉크젯 분야에서 마이크로피에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속 라인 헤드 기술을 통해 품질이나 내구성을 높여 프린터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게 하고 기존 레이저나 복사기도 잉크젯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엡손이 발표한 DTG 프린터인 슈어컬러 SC-F2000. 면 소재에 직접 출력할 수 있는 제품이다.








엡손의 최근 대표 제품 격인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의 경우 지난 2015년 11월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대, 올해 8월 기준으로는 1,500만 대가 판매된 바 있다.

물론 새로운 제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엡손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페이퍼랩(PaperLab)을 선보인 바 있다. 친환경 제지 머신이다. 종이 섬유를 분쇄해서 가압 성형을 거쳐 새로운 종이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 종이를 폐지로 회수해 제지시설에 보낼 필요 없이 사무실에서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 수 있다. 우스이 CEO는 프린팅 혁신에는 이런 친환경성을 갖춘 제품이나 서비스를 포함, 라이프사이클에 환경 부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은 역시 엡손이 보유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에 프로젝션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엡손은 프로젝터 분야에서 3LCD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엡손은 이 기술의 활용 범위를 디지털 광고나 디지털 조명, 디지털 스마트글라스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초광량화나 레이저 광원 제어 기술, 엡손이 장기로 삼는 소형화를 통해 센싱과 결합한 증강현실 기술에도 주력한다. 우스이 CEO는 조명처럼 프로젝션만 가능한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응용 분야를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엡손은 스마트글라스 BR-200과 2000 외에 BT-300도 선보일 예정. 가상현실보다는 증강현실에 초점을 맞춘 하드웨어에 주력할 방침이며 제조 현장에 필요한 솔루션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엡손의 스마트글라스. 스마트글라스를 쓴 상태로 프로젝션을 보면 불꽃이 나오는 등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웨어러블은 세이코엡손의 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시계 DNA를 바탕으로 정확한 센싱 기술을 결합한 방향으로 추진한다. 스포츠와 건강, 스테이터스, 패션 같은 분야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우스이 CEO는 “세이코엡손이 보유한 정밀 가공이나 무브먼트 등 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차별화 기술이 많다”면서 이를 통해 웨어러블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로봇은 센싱과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물론 여기에 분석 판단을 위한 기계학습을 접목해 백야드와 간호 같은 서비스 분야 진출을 꾀한다는 것. 엡손은 산업용 로봇인 LS3 등을 이미 내놓고 있다. 시부사와 야스오 한국엡손 CEO는 정확한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에서도 자동차와 스마트폰 부품 제조 현장이나 솔라패널 제조사 등에서 이미 엡손 제품을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이코엡손 전체로 보면 지난해 매출 중 로봇 비중은 150억엔이지만 오는 2025년까지 1,000억엔대까지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스이 미노루 CEO가 밝힌 세이코엡손의 10년 비전은 세이코엡손이 추구하고 있는 수직형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한다. 핵심 역량 기술인 마이크로 피에조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센싱과 로보틱스를 바탕으로 한 독자 핵심 기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로봇이나 웨어러블 같은 분야에선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우스이 CEO는 세이코엡손 역시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클라우드나 인공지능 개발에도 주력하지만 그렇다고 1위를 목표로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웨어러블이라면 신체에 착용하는 기기인 만큼 센싱이나 디자인, 착용감 모두 중요할 것이라면서 결국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가 있어야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이코엡손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과 협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엡손이 선보인 골프용 웨어러블 센서. 스윙을 하면 폰이나 태블릿 등을 통해 스윙 자세를 분석할 수 있다.



세이코 GPS 솔라워치인 세이코 아스트론. 전 세계 어디서든 버튼 한 번이면 정확하게 위치에 맞는 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고 태양광을 감지, GPS 전파를 자동 수신하는 센서를 갖췄다.


우스이 CEO가 우리나라를 찾은 건 앞서 설명했듯 한국엡손 설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 한국엡손은 지난 1996년 당시 트라이젬을 통한 위탁 판매를 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1999년 트라이젬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엡손은 1999년 청소년장학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640명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장학사업도 운영 중이다. 세이코엡손 내에서 한국엡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2%. 시부사와 야스오 한국엡손 CEO는 “수치만 보면 그룹 내 비중이 작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테스트베드 역할과 빠른 피드백 등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엡손은 지난해부터 비즈니스용 잉크젯 프린터를 대상으로 한 렌탈 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 프린팅 솔루션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산업용 로봇 같은 분야에 집중해 비즈니스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세이코엡손이 설립된 건 1942년이다. 이 기업은 그동안 마이크로 기술에 초점을 맞춰 성장해왔다. 이 날 밝힌 향후 10년 비전은 초절전, 초소형, 초정밀이라는 잘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석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추천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재미있는 테크월드 세상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