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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킬러 노리는 유전자 변형 기술
  • 정희용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6.10.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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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탓에 연간 2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매년 5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유전공학을 이용해 말라리아에 내성을 지닌 유전자 조작 모기를 이미 만들기도 했고 인공 유전자를 유전시키는 기술도 확립되어 있는 상태. 하지만 이런 기술을 한 번 실행하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자연을 바꾸는 탓에 아직 실용화에는 이르지 않았다.

모기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끔찍한 괴물(?)이다. 지카바이러스,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등의 매개체도 모기다. 그 중에서도 말라리아는 역사상 최악의 살인 청부업자라고 할 만하다. 앞서 설명했듯 2015년에만 감염자 수는 2억 명, 이 중 50만 명이 사망했다. 이런 말라리아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면 박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생물 전체를 다시 만들어 버리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다. 이미 말라리아에 내성을 지닌 유전자 조작 모기도 완성되어 있다. 이런 유전자 변형 모기를 실제로 자연 속에 방출하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기생충이라는 세포 단 하나로 이뤄진 진핵 생물이 흡혈 곤충을 통해 척추로 이동해 감염된다. 말라리아 기생충은 모기에 숨어 흡혈 순간을 노린다. 모기 타액에서 인체에 침투한 말라리아는 간장으로 향해 면역체계에 공격을 받지 않게 세포에 숨는다. 간에서 1개월 가량 증식한 말라리아는 메로조이트라는 형태로 변화하고 세포에서 튀어나와 전신으로 확산된다.

혈류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말라리아는 파괴된 세포의 탈을 쓰고 이동, 면역체계를 넘어간다. 마치 죽은 상대의 껍질을 쓴 좀비와 같은 존재인 것. 적혈구에 들어가 증식해 다음 적혈구를 공격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또 손상된 세포에서 독성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에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면역 반응에 의해 인체에는 고열이나 땀, 오한, 두통이나 근육통, 구토, 설사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심지어 뇌까지 감염, 혼수 상태가 되어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 뿐 아니라 감염자의 피를 빤 모기는 새로운 목표물로 이동할 수 있다. 모기와 인간을 오가는 사이클을 갖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바이러스가 확산됐는데 이 역시 모기가 원인을 제공했다. 모기는 뛰어난 병원체 운반책으로 이미 2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왔다. 지구상에는 몇 조 마리에 이르는 모기가 서식하고 있다. 1마리가 한 번에 알을 300여 개나 낳는 등 무서운 기세로 번식해 멸종시키는 게 불가능한 기생충의 택시로 불린다.

이런 모기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대를 모으는 게 바로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 기술이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 변형 기술로 특정 유전 인자에 대한 저항을 갖게 할 수 있다. 크리스퍼는 절대로 모기를 죽이는 게 아니다. 모기의 성질을 바꾸는 것이다.

말라리아에 특화된 유전자 항체를 모기 유전자 외에 찔려도 질병을 매개하지 않는 무해한 모기를 만들려는 시도인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 모기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유는 유전자 형태는 2가지 인조 항체를 계승하는 게 자손 중 절반이기 때문. 자연 속에 내버려두면 항체를 가진 모기는 곧 소수가 되어 버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TnzcwTyr6cE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이 유전자 드라이브라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다. 특정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확실하게 전해주는 것으로 유전자 변형 모기 자손 중 99.5%에 말라리아를 무해화하는 성질을 유전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렇게 유전자를 편집한 모기를 자연에 방출하면 말라리아에 내성을 가진 모기 유전자를 빠른 속도로 확산시킬 수 있다. 유전자는 영구적으로 남기 때문에 말라리아는 모기에 서식할 수 없다. 또 급속하게 환경을 변화시켜 내성을 가진 말라리아가 출현하기 전에 결판을 낼 수 있다.

말라리아로 인해 매년 어린이 5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기술을 바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모기와 기생충이나 바이러스는 공생 관계에 있는 게 아니라 말라리아가 사라져도 모기의 생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이 계획이 성공하면 모기를 매개체로 삼는 뎅기열이나 지카바이러스 등 각종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한 번에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아직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우려도 높아 실용화에는 이르지 않았다. 우려 가운데 하나는 지금까지 인류는 이렇게 큰 변화를 자연에 더한 적이 없고 한 번 실행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나쁜 결과가 될 가능성도 제로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무서운 상황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

말라리아의 경우 모기 형태를 개조하는 게 아닌 만큼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실패하면 실수로 유전자를 편집한 모기가 번식하고 말라리아도 퇴치할 수 없다는 것. 아직도 논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강력한 기술인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건 물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한다는 결정 자체가 매일 죽어가는 1,000명에 이르는 어린이를 버리지 않는 게 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어떤 쪽이든 몇 년 안에 결단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희용 IT칼럼니스트  flyg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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