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 유럽우주국 ESA의 무인 탐사선인 로제타(Rosetta)가 12년에 걸친 임무의 마무리를 위해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서 혜성 착륙선 필레(Philae)와 함께 세계에서 처음으로 혜성 착륙이라는 위엄을 달성한 임무를 모두 끝냈다.

그리니치 표준시 9월 30일 11시 19분 독일 다름슈타트에 위치한 ESA 관제센터에선 로제타 신호가 끊어진 걸 확인했다. 이에 따라 로제타 운영 책임자인 실뱅 로디오(Sylvain Lodiot)가 미션 공식 종료를 발표한 것. 이 순간 관제센터에선 큰 박수가 터졌고 직원들이 서로 조용히 끌어안으면서 격려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https://twitter.com/esaoperations/status/781858324958642176

로제타는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90cm/sec, 그러니까 사람으로 따지면 도보 정도 속도로 접근해 그대로 충돌했다. 로제타는 충돌로 인한 충격 완화 착지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돌과 동시에 기체는 파괴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충돌 순간 전파를 상실한 걸 나타내는 그래프를 보면 산처럼 중앙 부분이 높아졌다가 평평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https://twitter.com/esaoperations/status/781816617097392129

로제타는 그동안 수많은 데이터 통신 패킷을 보내왔다. 로제타에서 받은 마지막 패킷 스크린샷도 트위터에 공개됐는데 화면 오른쪽 아래를 보면 마지막 수신 시간은 2016년 274일, 11시 19분 36.541초라고 표시되어 있다.

ESA는 로제타 최후의 순간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했다. ESA가 운영 중인 로제타용 트위터 게정으로도 카메라가 포착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22.9km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한 혜성의 모습도 이후 11.7km 지점 등 로제타가 혜성에 접근하면서 지상 모습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걸 알 수 있다. 이어 5.8km 상공, 다시 고도 1.2km까지 접근하면서 공기 하나 없는 우주 공간에서 그림자 역시 무서울 만큼 찰흑의 어둠으로 명암 대비를 보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https://twitter.com/ESA_Rosetta/status/781808178048696321

로제타는 결국 최후의 순간을 맞았고 혜성에서 불과 51m 지점에서 마지막 이미지를 보낸다. 초속 90cm라는 속도로 내려간 만큼 이 사진을 보내고 57초 뒤에 로제타 혜성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로제타는 인류 최초로 혜성 착륙이라는 임무에 성공하면서 관측까지 실시,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수수께끼의 해명을 향한 데이터 수집이라는 공적을 남겼다. 지금까지와의 탐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한 임무를 해낸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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