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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메신저=챗봇 시대의 예고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인공지능 테이(Tay)가 악의적 사용자에게 학습한 인종차별이나 폭력적 표현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바람에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물론 대화 이해에 대한 연구를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테이는 18∼24세 사이 여성이라는 설정을 갖춘 인공지능 챗봇이다. 비슷한 질문을 하면 반복해서 같은 대답을 하거나 메시지를 앵무새처럼 답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취향에 맞게 테이를 사용자 정의할 수 있고 학습할수록 농담을 하거나 수신한 이미지에 따라 댓글을 알아서 달아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셀카 사진을 보내고 이 사진 어떠냐고 답하면 농담을 섞어 답을 해주기도 한다. 테이는 이렇게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대화를 통해 학습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교통위반딱지 16만건 취소시켜준 챗봇=물론 테이는 일부 사용자의 악의적 학습 탓에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챗봇의 미래 가치를 떨어뜨린 건 아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무료 인공지능 변호사 챗봇인 두낫페이(DoNotPay)는 부당하게 주차 위반 딱지를 받으면 상담을 하면 채팅 형태로 벌금을 취소시키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 놀랍게도 이 챗봇은 25만 건에 달하는 상담을 하고 16만 건이나 주차 위반 딱지를 취소시키는 실적을 거뒀다.

챗봇이란 쉽게 말하자면 채팅 로봇의 줄임말. 테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트위터 같은 메시저를 이용해서 사람과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필요한 정보나 대답을 제공해주는 소프트웨어다. 물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것. 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데이터를 축적해 학습을 하기 때문에 대화를 할수록 더 똑똑해질 수 있다.


인공지능 변호사 챗봇인 두낫페이는 16만 건에 달하는 교통위반딱지를 취소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인공지능 챗봇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다. 이미 외신을 통해 구글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챗봇은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 받듯이 대화를 하면서 날씨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페이스북의 경우 올해 4월 열린 개발자 행사 중 메신저 챗봇 플랫폼인 봇온메신저(bots on Messenger)를 발표한 바 있다. 간단한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나 링크 같은 구조화된 메시지를 사용자와 주고받으며 대화할 수 있는 것.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메신저와 모바일 메신저인 왓츠앱 등에 챗봇 기능을 탑재했다.

앞서 소개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채팅봇 프레임워크인 봇 프레임워크(Bot Framework)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중국에서 채팅봇인 샤오이스(Xiaoice)를,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여고생 채팅봇인 린나(rinna)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서 선보인 채팅봇인 샤오이스


해외에선 뉴스 매체도 챗봇 활용에 적극적이다 테크크런치나 CNN,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매체가 챗봇 서비스를 통해 뉴스를 다른 형태로 제공한다. 물론 아직까지 대화 내용에는 제약이 있고 인공지능을 적용한 건 아니지만 요약이나 알람을 받는 등 텍스트를 통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전자상거래의 경우에도 스프링 같은 서비스는 고객과 테스트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밖에 텔레그램은 지난해 챗봇 API를 공개한 바 있고 중국 텐센트는 위챗을 통해 챗봇으로 대화를 하면서 호텔이나 병원, 영화 예약 등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챗봇 시장의 가능성 때문인지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등이 잇달아 개발 관련 도구를 공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봇온메신저.


국내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는 라온(LAON)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상태. 인터파크는 쇼핑 챗봇 서비스인 톡집사를 내놨다. 숙박 O2O 서비스로 잘 알려진 여기 어때 역시 올 하반기 챗봇 서비스를 도입, 고객 응대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 분야에서도 카카오뱅크나 P2P 금융업체인 8퍼센트의 에이다 외에 우리은행도 챗봇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모바일메신저+인공지능=자동화 대화형 플랫폼의 예고=그렇다면 이렇게 챗봇에 주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 인간의 개입 요소를 두지 않는 자동화 서비스를 하려는 시도는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 에코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애플 시리, 구글의 구글나우 같은 음성 비서 서비스를 보면 기본적으로 음성, 자연어에 대한 인식률이 높아야 한다. 이에 비해 챗봇은 메신저 그러니까 텍스트를 이용한다. 텍스트나 이미지 데이터만 인식할 수 있다면 개발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보면 난이도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음성을 이용할 수 없는 곳에서의 활용도나 접근성도 마찬가지.

사실 플랫폼 레벨로 생각하면 쉬운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봇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조건을 5가지라고 말한다. 채팅 기반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며 인공지능과 소셜그래프,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자 네트워크 같은 게 필요하다는 것. 물론 이는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의 경쟁 요인을 말하는 것이다.

챗봇의 가능성은 상당하다. 챗봇을 이용하면 날씨나 교통 상황 같은 정보 제공은 물론이고 영수증이나 배송 안내, 실시간 자동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나 일부 O2O 기업이 추진하는 것처럼 예약이나 전화 등으로 연결을 해주는 콜투액션(Call-to-cation)도 당연히 가능하다. 챗봇은 가상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콜센터와도 같을 수 있다. 영업 응대와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등 기업 활동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고객 지원이나 전자상거래 등에서도 대화형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챗봇을 통해 대화를 나누면서 식당이나 미용실을 예약하거나 물건을 살 수도 있다. 지금까지 브라우저나 앱으로 하던 작업을 채팅 기반 대화로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어시스턴트(Digital Assistant) 그러니까 개인 비서 서비스를 미래 유망 기술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이 중 한 분야인 챗봇 역시 마찬가지. 일단 인공지능 시장 자체가 뜨겁다.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매년 53.7%씩 꾸준히 성장한다. 또 챗봇의 기반 격인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왓츠앱의 경우 올해 2월 10억 명을 넘겼고 페이스북 15.9억 명, 트위터 3.2억 명 등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의사 소통 방식을 대변한다.

이런 점에서 챗봇은 모바일 메신저의 미래 성장 동력인 동시에 인공지능과 맞물려 대화를 나누듯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제 어디서나 그것도 1:1로 이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대화형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지금 브라우저 등을 통해 검색엔진으로 이뤄지는 단순 키워드 검색에서 물어보는 시대로의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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