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업가인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는 거액을 기부해 전 세계에 2,500개가 넘는 도서관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에는 이런 카네기 도서관이 다수 존재하지만 그 중에는 안에 사람이 살고 있는 도서관 아파트도 있다고 한다.

뉴욕에는 중앙도서관 3개 외에도 80개가 넘는 지점 도서관으로 이뤄진 뉴욕 공공 도서관이 있다. 이런 뉴욕 공공 도서관이 증설된 건 지금부터 100년 전의 일이다. 원래 19세기 뉴욕에는 애스터도서관과 레녹스도서관 2곳 밖에 없었다. 1901년 앤드루 카네기가 지점 도서관 증설을 위해 현재 가치로 1억 달러 상당을 뉴욕 시 당국에 기부하면서 도서관이 급증하게 된 것이다.

당시 도서관에는 관내를 적정 온도로 유지할 수 있게 아궁이를 이용했다. 따라서 항상 아궁이 불을 둘 수 있게 도서관에는 관리인과 그 가족이 살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위치하고 있었다. 폐관 이후 도서관에선 거주자인 아이들이 책을 읽거나 놀았던 것이다. 어린 시절을 도서관에서 생활한 사람들은 항상 아궁이 불을 지펴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70∼80년대에 걸쳐 난방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더 이상 부뚜막을 이용하지 않게 됐고 관리인도 사라지게 된다. 도서관의 주인이 사라지면서 거주용으로 이용되던 공간도 리모델링, 공공 공간으로 바뀌어간다. 하지만 뉴욕에는 여전히 도서관 아파트라고 할 수 있는 건물 13채가 남아 있다.

포트 워싱턴 브랜치 도서관의 경우에는 1914년 문을 열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주거 공간이 보존되어 있다. 이곳 1∼2층은 높은 천장과 큰 창문을 가져 밝고 통풍이 좋은 구조다. 1층에는 책장이 줄지어 있고 2층에는 화려한 조명을 곁들인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또 네모난 창문이 있는 최상층 부분에는 아파트가 있다. 평소에는 1∼2층 부분만 개방되어 있지만 최상층 주거 부분에 가보면 마치 다른 건물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물론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청소나 보수가 필요하지만 방도 넓고 주방도 있어 뉴욕 부동산 시장으로 봐도 아파트는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 넓은 아파트를 맨해튼에서 찾는 건 드문 일이 될 수 있기 때문. 더구나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건물 계단을 올라 아무도 없는 공간에 가는 비밀스러운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부분은 방치되어 있는 상태여서 도서관 입장에서 보면 낭비다. 뉴욕에 13개 남은 아파트가 남은 도서관의 경우에는 1∼2층은 개방되어 있지만 방과 후 아이들이 활용할 만한 충분한 공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도서관 일부는 아파트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시작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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