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아이패드 시리즈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는 얇고 가벼움에서 또 한 번 태블릿PC의 트렌드를 바꿔놓았다. 아이패드 에어의 와이파이 모델은 469g라는 10인치 태블릿PC 가운데서 가장 가벼운 몸무게다. 7인치 미니 태블릿PC에 밀려 주춤하던 10인치 태블릿PC가 '가벼움'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내세워 재기에 나섰다.

▲ 아이패드 에어는 이름처럼 얇고 가볍다. 태블릿PC의 새로운 트렌드는 바로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무게와 크기.

◇ 아이패드 에어, 작고 가벼워져=지난 10월 22일 공개된 애플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폰5S와 동일한 64비트 프로세서 'A7'을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사양의 부족함을 떨쳐내는 한편 이전 세대 제품과 차별화되는 진화를 이뤘다. 진화의 포인트는 눈에 띄는 소형화 및 경량화 두 가지다. 지금껏 아이패드 시리즈는 CPU와 디스플레이 등 내부 성능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을 뿐 크기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9.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CPU는 아이패드 미니2와 마찬가지로 A7을 사용하고 MIMO 기술로 빨라진 와이파이 전송 속도 등 내외부적으로 성능 개선에 꽤 고민한 흔적들이 묻어난다. 그 위에 베젤을 얇게 함으로써 가로 폭은 약 1.6cm 줄어들었고 각 부품의 재설계로 두께 또한 1.9mm 얇아졌다.

크기를 줄이니 무게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와이파이 버전이 469g으로 4세대 아이패드보다 183g 더 가벼워졌다. 이 같은 소형화 경량화에 의해 들었을 때 느껴지는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고 손이 큰 사람이라면 한 손으로도 다룰 수 있는 정도의 콤팩트함이다.

▲ 아이패드 미니를 닮은 아이패드 에어의 두께는 7.5mm다. 4세대 아이패드보다 1.9mm 얇다.

가벼워진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패드 미니2와 무게 차이가 138g에 불과하다. 아이패드 미니2와 스마트폰을 함께 들고 있는 수준인 셈이다. 휴대성 때문에 7인치 미니 태블릿PC 구입을 고민했다면 화면은 그대로지만 미니 태블릿PC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벼운 무게의 아이패드 에어는 최적의 선택지가 아닐까 싶다.

◇ 10인치 태블릿PC 문제점은 무게=태블릿PC 시장에서 최근 인기 높은 제품을 보면 대부분 7~8인치 모델이다. 넥서스7 2013, 아이패드 미니 그리고 최근 LG가 내놓은 G패드는 이보다 조금 큰 8.3인치다. 한 손에 쥐기 쉬운 사이즈, 디스플레이 크기의 적당함 그리고 부담 없는 가격까지 인기 비결의 3박자를 고루 갖췄다.

▲ 최근 LG전자가 내놓은 G패드 8.3. 이 제품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8.3인치다. 아이패드 에어처럼 베젤을 최소화해 한 손에 쥘 수 있다.

한편 아이패드를 비롯한 10인치 태블릿PC는 7인치 미니 태블릿PC 등장으로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시리즈 등 윈도8 탑재 태블릿PC 등장으로 경쟁자는 갈수록 늘어난다. 예컨대 10인치 태블릿PC가 주춤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7인치보다 비싼 가격 그리고 휴대가 쉽지 않은 크기와 무게다. 필자 또한 그러하다. 아이패드의 부담스러운 무게에 외출 시 휴대를 꺼리게 된다. 소파에 앉아 사용하는 것은 환영이지만 이동 중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가볍고 작아져야 한다.

애플이 아이패드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 '에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런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2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피스2는 1세대와 비교하면 무게를 줄이면서 엔비디아 테그라4(1.7GHz)로 처리 성능을 높이고 화면 또한 1366×768에서 1920×1080의 풀HD로 업그레이드했다. USB 포트도 마찬가지. 2.0에서 3.0으로 향상됐다. 전면 350만 화소와 후면 500만 화소의 카메라는 태블릿PC에 어울리는 고화질이다.

▲ 윈도8 태블릿PC 서피스2. 1세대와 비교해 모든 면에서 향상됐지만 여전히 무겁고 두껍다.

◇ 서피스2 용도 다르지만 무거운 게 약점=LCD 디스플레이는 5점 멀티 터치를 지원하고 통신 기능은 802.11a/b/g/n 무선 랜과 블루투스 4.0을 센서는 가속도, 자이로, 지자기 등 태블릿PC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담았다. SDXC 대응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또한 그대로 가져왔다. 아웃룩RT가 더해진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13 RT이 기본 제공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콘텐츠 제작용으로서 나무랄 때 없는 하드웨어 사양이다. 문제는 크기와 무게다.

서피스2의 크기와 무게는 각각 274.6×172.5×8.9mm, 676g이다. 아이패드 에어와 비교하면 200g 이상 더 무겁다. 스마트폰 두 개를 더 쥐고 있는 셈이다. 2단계 각도 조절이 가능한 킥 스탠드도 10시간 지속되는 배터리도 일단 외부로 가지고 나가야 쓸모가 있다.

◇ 무게 줄인 10인치 태블릿PC의 다음 문제는 '가격'=10인치 태블릿PC 무게 줄이기에 노력하는 것은 애플만이 아니다. 지난 9월 독일IFA에서 공개된 삼성 갤럭시노트 10.1 2014 또한 무게에 예민한 제품이다. 아이패드 에어보다 0.4인치 큰 10.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펜 기능을 갖춘 고성능 태블릿PC인 이 제품은 기존 모델에서 상당한 수준의 두께와 무게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 아이패드 에어 이상으로 무게와 두께를 줄인 갤럭시노트 10.1 2014형. 통신사 3를 통해 LTE 지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 10.1 2014는 두께 7.9mm로 기존 모델보다 1mm 줄었고 무게는 535g으로 65g 더 가볍다. 이 제품은 11월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3사를 통해 LTE 모델 구입이 가능하다. 갤럭시노트 10.1(2013)은 교육, 금융 등 기업용 시장을 장악하면서 3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등 국내 10인치 태블릿PC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갤럭시노트10.1 2014가 이 같은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달 남은 2013년 10인치 또는 7인치 태블릿PC 시장에서 경쟁할 제품은 몇 가지로 추려진다. 애플의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 여기에 맞서는 삼성 갤럭시노트 10.1 2014 그리고 LG전자는 G패드 8.3을 내세워 경쟁에 합류한다. 윈도8 진영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2와 서피스 프로2가 국내 데뷔를 치를 예정이다.

1세대 아이패드 이후 태블릿PC에서 느껴지는 서프라이즈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 만큼 10인치 태블릿PC의 무게와 두께는 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아이패드 에어를 시작으로 10인치 태블릿PC의 경량화에 따른 10인치 '대화면'과 7인치 태블릿PC 수준의 '가격'과 '두께'가 만날 때 비로소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가치가 될 것이다. 태블릿PC 구입을 염두에 뒀다면 크기에서 오는 무게 그리고 가격을 꼼꼼히 따져보자.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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