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려진 것처럼 일본 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는 기존 투톱 전략을 포기하고 원톱으로 선회했다. 투톱 전략이란 삼성전자와 소니 대표 상품에 대해 높은 보조금 드라이브 전략을 걸어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런 수혜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소니는 일본 내 시장점유율을 쉽게 높여왔다.

하지만 최근 NTT도코모가 애플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원톱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삼성전자의 일본 내 판매 전략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NTT도코모의 입장과 달리 국내에선 마치 삼성전자가 먼저 일본 시장에서 먼저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는 것처럼 묘사하기도 한다. 물론 뭐가 먼저냐는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삼성전자의 일본 파트너가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에서 2위 사업자인 KDDI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국내를 예로 들자면 SK텔레콤에서 KT로 파트너를 바꿨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동안 KDDI에 삼성전자 단말기를 공급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갤럭시S3 등 구형 모델만 공급, NTT도코모가 출시하는 최신형 삼성 스마트폰과 견줘 열세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KDDI조차도 애플의 아이폰을 홈페이지 메인에 집중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NTT도코모와 삼성전자가 결별하면서 KDDI는 일본 내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기어를 포함한 최신 삼성 스마트폰 6종을 이번 겨울 시즌 대거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전략 모델인 갤럭시노트도 KDDI를 통해서 발매된다.

시장조사기관 SA가 발표한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면 소니 22%, 애플 21%, 삼성전자 13%다. 이미 삼성전자는 3위에 머무르고 있다. 3분기에는 소니가 이렇다 할 신모델이 없는 상황이고 애플은 신제품을 다수 쏟아냈다. NTT도코모의 원톱 전략 덕에 강력한 보조금 지원을 받는 만큼 점유율 1위는 애플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DDI를 통한 삼성전자 제품 공급도 ‘원톱’인 건 아니다. 국내 미디어 일부를 보면 KDDI 관련 보도 내용에서 마치 삼성전자가 KDDI의 윈터 컬렉션에 거의 전부인 것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LG전자가 KDDI 전용 단말기로 만든 이사이(iSai), 소니 엑스페리아Z ,후지쓰 애로우 Z , 애로우탭 , 샤프 아쿠오스 폰 시리즈 등 단말기 종류가 많다. KDDI는 애플 아이폰을 홈페이지 메인에 집중 노출하고 있다. KDDI가 삼성전자에 올인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NTT도코모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2분기 13%를 유지했던 점유율을 KDDI를 통해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지가 일본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대한 관전 포인트라는 점이 있을 뿐이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