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날 서울 상암CGV에 블로거 20여 명이 모였다. LG전자가 주최한 소셜미디어 행사였다. 이곳에 참여한 블로거는 LG전자가 운영 중인 더블로거 회원들. 나중에 듣고 보니 매달 정기모임도 연다고 한다. 이 날은 블로거 외에도 커뮤니티나 전문 벤치마크 사이트 전문가 등이 함께 모였다.

이 날의 메인요리(?)는 LG전자가 얼마 전 선보인 G패드 8.3이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태블릿 시장에 다시 진입하면서 작정하고 내놓은 야심작이다. 물론 나올 때부터 말도 많았다. 이미 넥서스7 시리즈가 30만원대로 ‘가격 정리’한 시장에서 출고가 55만원이 말이 되냐는 얘기였다. 그러다 보니 한 LG전자 관계자는 사석에서 “가격 얘기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부터 꺼낼 정도다. 요리로 따지면 맛은 안 보고 가격표만 보고 나가는 일이 억울하다는 얘기다. 따지고 보면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노트 8.0 역시 출시가는 55만원이었다는 점도 감안해볼 필요는 있겠다.

◇ 매력 포인트는 “황금 그립감”=상품기획그룹 변성찬 팀장이 G패드 8.3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 물론 내용 자체는 ‘노멀’했다. 2012년 1억 7,000만대를 기록한 태블릿 시장이 2015년에는 3억 4,000만대가 될 전망이라는 점, 태블릿 연간 성장률이 35%로 스마트폰보다 높다는 점이 LG전자가 다시 태블릿 시장에 진입한 이유다. 그 뿐 아니라 초기만 해도 게임이 안 될 것 같았던 애플 아이패드와의 경쟁에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적어도 판매대수에선 추월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올해 2분기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 판매량은 iOS를 추월했다.

나머지 내용은 이미 발표 당시 알려진 것들이다. 8.3인치라는 ‘황금 그립 사이즈’를 얻기 위해 고심한 일이나 스마트폰 연동 기능인 Q페어를 개발, 휴대폰을 통한 손쉬운 인터넷 연결이나 메모 전송 같은 편의 기능을 더한 것, QTV처럼 국내 시장에서만 적용한 IPTV 특화 기능 등이 그것이다.

그래도 아쉬우니 조금 정리를 하자면 G패드 8.3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가장 큰 화면 크기’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G패드는 화면 크기가 더 큰 갤럭시노트 8의 134.7mm보다 더 작은 126.5mm다. 아이패드미니는 화면 크기는 7.9인치로 조금 작지만 크기는 135.9mm로 두껍다. LG전자 연구소 측은 베젤이나 화면 크기를 고려해 한 손으로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크기로 127mm라는 점을 찾고 이보다 작은 크기 안에 베젤과 화면을 모두 담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게 8.3인치 화면을 취한 126.5mm다.

이건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나 블로거도 대부분 동의하는 것 같다. 현장에서 수다를 떨던 전문가 대부분은 G패드의 가장 큰 매력으로 널찍한 화면을 갖췄지만 한 손에 편하게 쥘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화면은 넥서스7보다 확실하게 크다는 느낌을 준다.

질문이 쏟아진 쪽은 이보다는 발열 쪽이었다. 한 전문가는 행사에 참석한 MC연구소 최진석 수석에게 배터리 부분을 알루미늄으로 감싼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별도 쿨링 없이 뒷면 알루미늄 패널이 그냥 발열을 분산하는 구조인지 여부, 이 중에서 상단 플라스틱 부위에 발열이 발생하는 모델이 있는데 발열 해소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를 물었다. 넥서스7의 경우 일부는 이런 발열 문제 탓에 일명 ‘오줌 액정’이 심하게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나온 질문인 듯하다.

최진석 수석 답변은 “발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과 “알루미늄 재질로 분산해 발열을 분산 처리하기 때문에 연구소에서 실험할 땐 30시간 이상을 켜두지만 미지근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만일 그런 문제가 있는 제품이 있다면 불량이니 A/S를 받아야 한다는 것.

◇ 스마트폰과 通한 Q페어 “iOS 지원 없다”=Q페어에 대한 질문도 꽤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Q페어 같은 기능은 G패드에만 있는 것이다. Q페어는 G패드 8.3과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동한다. 이렇게 하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전화나 문자가 오면 G패드로 볼 수도 있다. G패드로 작성한 Q메모를 스마트폰으로 자동 전송할 수 있다. 이 기능은 LG 제품 뿐 아니라 모든 안드로이드폰과 연동 가능하다.

다만 아직까지 전화가 온 건 알 수 있지만 전화를 받아서 직접 통화하거나 카카오톡 메신저가 오면 확인할 수 있지만 G패드에서 곧바로 보낼 수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최 수석은 “직접 통화가 가능한 부분은 추후 고려”라고 답했지만 나중에 물으니 “사실 패드로 통화한다는 건 기술적으로 아무런 장벽이 없지만 그게 맞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니까 기술적 문제는 없지만 정책적으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낀다는 얘기다. 하지만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확인한 뒤 답장을 G패드로 보내는 기능은 추후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Q페어 기능 설명이 끝난 뒤 삼성전자가 내놓은 사이드싱크와 비슷하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다. 최 수석은 “같은 기능을 이미 옵티머스 마하 시절인 3년 전부터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사이드싱크가 안드로이드 4.2 이상에서만 되는 데 비해 LG전자가 지원하는 기능은 프로요 시절 나온 것이다. USB나 블루투스 등으로 가능하니 최신 운영체제가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 수석은 “좋은 기능이 나왔지만 솔직히 홍보가 잘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물론 이런 문제도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던 판이라 쉽지는 않았을 터다.

Q페어 같은 기능을 안드로이드 뿐 아니라 iOS 같은 곳에서도 지원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 물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LG전자가 iOS 쪽에 조금 박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포켓포토 같은 제품도 iOS를 지원하지 않는다. 혹시 iOS 쪽에 대한 개발 여력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최 수석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런 문제는 아닌 듯하다. “기술적 문제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책적인 것”이란다. 아무래도 애플의 정책이라든지 혹은 LG전자 자체적으로 안드로이드 중심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는 듯하다. 결국 Q페어가 iOS를 당분간 지원할 일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 사석에서 평가 물으니 “넥서스7보다 좋다”=LG전자가 스스로 밝혔듯 태블릿 시장은 국내에선 조금 미지근하지만 해외에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뜨는 시장에 진입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좋은 신호도 있다. 외신에서 소문으로 나오긴 했지만 구글이 그동안 태블릿을 맡겨왔던 에이수스를 견제하기 위해 다음 모델부터 제조사를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다른 쪽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포트폴리오를 미리 갖춰놔야 이런 밥상도 챙길 수 있다.

물론 이런 가능성을 떠나 당장 현실적인 장벽도 넥서스이긴 하다. 넥서스7은 16GB와 32GB 모델 모두 30만원대다. G패드 8.3은 프로모션 기간에 한정한 것이지만 40만원대에 판매한다. 단순하게 가격만 따지면 불리한 건 사실이다.

물론 제품을 실제로 써본 입장에서의 평가는 조금 달랐다. 행사 진행 후 사석에서 실제로 이 제품을 테스트한 벤치마크 전문가 2명과 뒷담화를 나누면서 진솔한 평가를 물었다. “발열에 문제가 없다면 넥서스7보다 G패드가 훨씬 좋다”는 반응이다. 이유는 “화질이 일단 갑”이라는 점과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한 손에 쥘 수 있는 가장 큰 화면”이라는 건 실제로 써보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G패드 8.3 자체가 잘 팔릴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완성도 면에서 꽤 괜찮은 평가를 받을 부분을 갖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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