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디지털 시대 돈의 판도를 바꿀까. 지난 11월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존 도나호 이베이 CEO가 인터뷰 도중 머지 않은 미래에 비트코인을 페이팔 결제 수단으로 포함할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비트코인(Bitcoin)이란 지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든 디지털 화폐, 가상 통화를 말한다. 실제 거래할 때에 사용 가능한 수학을 기반으로 삼는다. 쉽게 말해 일반 통화처럼 이를 관리하는 중앙은행 같은 곳이 없는 대신 P2P 기반 분산 데이터베이스로 처리하는 것이다. 거래할 때에는 공개 키 암호 방식을 이용한다.

보관할 때에는 지갑 파일 형태로 저장한다. 지갑에는 고유 주소를 할당받는다. 이 주소를 기반으로 비트코인 거래를 할 수 있는 것.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개인 뿐 아니라 국가 간 거래에서도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취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영향도 받지 않는다. 모든 거래 내역은 공개성을 띄지만 동시에 익명으로 처리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캐나다에 설치된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ATM(출처 : www.theverge.com)

비트코인은 거래를 통해 획득할 수도 있지만 독특하게 마치 광산에서 광물을 캐는 것처럼 채굴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공식 사이트에서 고도의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을 채굴이라고 한다. 물론 초기에 비해서 지금은 이런 채굴이 쉽지 않아 암호를 푸는 데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할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문 회사까지 등장해 채굴 주문을 받는다.

어쨌든 비트코인은 앞서 설명한 장점을 앞세워 이미 해외에선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에 있는 한 커피숍에선 캐나다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바꿀 수 있는 ATM이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캐나다의 경우 15개에 이르는 현지 기업이나 매장이 비트코인을 이용 중이다. 한 노르웨이 청년이 24달러를 주고 샀던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 아파트를 장만했다는 외신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초 비트코인이 화제를 모으면서 가치가 수백 배까지 치솟은 덕이다. 비트코인을 초기에 구입한 일부가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다는 소식도 있다.

물론 비트코인 앞에 밝은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마약 거래가 늘면서 2,800만 달러 어치를 압수하는 한편 관련 계좌를 동결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월 1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비트코인이 앞으로도 화폐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행 측은 근거로 비트코인을 지급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 세계 온·오프라인 매장 수가 800여 개에 불과하다는 점, 국내에는 아예 매장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아직은 화폐 거래로서의 가치보다 투기 성격이 짙은 면도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 중인 비트코인 규모는 22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규제 움직임이나 확산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있는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 주소는 여기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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