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구글 넥서스5를 드디어 손에 쥐었다. 주문 후 정확히 5일만의 도착이다. 11월 1일 이후 구매자는 배송 일정이 연기되는 등 넥서스5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구글 레퍼런스폰 특유의 장점을 만끽해보고 싶은 마음이 무엇보다 클 것이다.

▲ 구글의 다섯 번째 레퍼런스폰 넥서스5. 킷캣을 위해 설계되었다.

넥서스5는 구글 레퍼런스폰으로 다섯 번째 모델. 숫자가 더해질수록 하드웨어 성능 또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넥서스4에 이어 LG가 넥서스5 제조를 맡았다. 그래서일까. LG가 지난 9월 내놓은 G2와 넥서스5는 여러모로 닮았다. 대표적인 예가 손 떨림 보정 기능 'OIS' 지원이다. G2가 그랬듯이 어두운 곳에서 촬영 성능을 높이기 위한 HDR+ 모드도 지원한다.

▲ LG전자가 만든 넥서스5. G2와 여러모로 닯았는데 특히 어두운 곳에서 촬영 성능을 높이기 위해 HDR+ 모드를 지원한다. 위는 넥서스4, 아래가 넥서스5로 촬영한 이미지다. 넥서스5가 선명하면서 좀 더 밝게 촬영됨을 알 수 있다.

LG G2와 다른 점이라면 디스플레이 크기. G2가 5.2인치인 반면 넥서스5는 5인치(정확하게는 4.95인치)다. 해상도는 풀HD로 동일하다. LG가 G2에서 처음 시도한 후면 버튼 또한 넥서스5와는 상관없다. 성능을 좌우하는 CPU는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냅드래곤800을 쓴다. 레퍼런스폰임에도 성능 기대치를 높인다.

▲ 넥서스4가 작업복이라면 넥서스5는 세련된 정장이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남자 마음을 설레게 하려니?

◇ 넥서스4보다 커지만 얇고 가벼워=가까이 다가서 스치면 낙엽처럼 팔랑인다? 넥서스4보다 0.3인치 커진 화면에도 넥서스5를 쥐었을 때 첫 느낌은 '와 가볍다'다. 5인치 스마트폰이라고 믿기질 않을 만큼 가볍다. 130g? 아이폰5S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몸무게임에도 5인치라는 큰 화면에서 전해지는 느낌이랄까. 아니면 알루미늄 버튼, 크롬 테두리 등 무거워 보이는 것을 걷어내서 그럴까. 넥서스5은 낙엽처럼 팔랑이며 손 위로 사뿐히 떨어진다.

▲ 사이드 디자인 또한 마찬가지. 크롬의 억지스러운 멋이 아닌 바디와 컬러만으로 세련미를 더한다.

낙엽처럼 가벼우니 잡으면 부셔질 것 같다고? 천만에…. 가볍지만 견고함은 놀부 옹고집 같다. 사랑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처럼 전면 디스플레이와 후면 배터리를 감싸는 케이스 사이의 유격은 눈에 띄지 않는다. 넥서스7와 동일한 우레탄 코딩을 한 플라스틱이라 손에 잡히는 그립감 또한 좋다. 우레탄 코팅 특유의 특성 때문인지 미끄럼 방지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 후면은 우레탄 코딩 처리된 플라스틱으로 마무리됐다. 그립감은 제법이다.

놀부 옹고집이지만 몸매는 미스코리아 빰친다. 그것도 태어날 때의 순수함 그대로…. 필자가 애플 아이폰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전면 그 어떤 장식이나 로고가 없기 때문이다. 넥서스5 또한 전면엔 자기가 만들었다고 우쭐되며 윙크하지 않는다. 후면으로 물러나 있다. 별것 아니라고. 넥서스5를 구입하는 사람들 필자와 비슷한 생각일 것 같은데….

▲ 넥서스5와 넥서스4 비교 사진. 0.3인치 디스플레이 차이에도 제품 크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 이 정도 차이. 상하 베젤을 줄이는 제조 기술과 킷캣의 전체 화면 모드가 접목되면서 화면은 한층 더 넓어 보인다.

▲ 상단 상태표시줄과 하단 제어기가 검정 처리된 넥서스4(젤리빈)과 달리 킷캣이 적용된 넥서스5는 상하 반투명 그러데이션 처리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 스피커는 아래쪽에 위치한다. 아이폰5/5S와 유사하다.

◇ 넥서스5의 숨은 매력, 안드로이드4.4 킷캣=오매불망 마음 설레며 넥서스5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린 것은 사실 따로 있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나 LG G/G2 사용자가 가장 부러워하는 바로 그것. 최신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해볼 수 있다는 것. 웬 호들갑이냐고? 넥서스5 사용자는 다 이럴 꺼다. 구글이 새로운 안드로이드OS를 내놓으면 가장 먼저 사용해볼 수 있는 것이 레퍼런스폰이고 넥서스5 또한 마찬가지다.

▲ 넥서스5 전원을 넣으니 킷캣으로 업데이트를 시작한다. 킷캣 발표 이전 넥서스5 제조가 끝났음을 알 수 있다.

넥서스5를 움직이는 안드로이드OS는 킷캣. 킷캣은 애플 iOS7 수준의 커다란 변화는 없지만 상당히 심플해진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화면 상단의 상태표시줄은 투명 처리돼 이북을 읽거나 게임, 동영상 재생 시 모습을 감춰 콘텐츠 전체를 부각시킨다. 예쁜데 마음씨도 곱다. 이렇게 함으로써 몰입감을 높였다는 것이 구글의 설명이다.

넥서스5는 뭐가 다를까. 주요 기능 TOP10

1. 홈 화면 또는 구글 나우에서 '오케이 구글'을 외치면 검색 및 구글맵 실행

2. 음악 재생 또는 크롬캐스트를 거쳐 영화를 감상할 때 잠금 화면은 전체 화면으로 앨범 재킷이나 영화 이미지를 표시. 잠금 상태에서 정지/재생/빨리 감기도 가능

3. 게임이나 영화 재생 시 화면 끝을 슬쩍 밀면 상태 표시줄 및 탐색 버튼 등장

4. 메모리 최적화에 따른 멀티태스킹 성능 향상

5. 자주 통화하는 사람은 연락처 상단에 배치

6. 연락처에 없는 전화번호가 구글맵에 등록되어 있는 경우 알려줌

7. 행아웃에서 SMS를 주고받을 수 있다. 같은 사람일 경우 SMS 및 MMS, 동영상 채팅 내용을 통합 관리

8. 구글 키보드에서 이모티콘 입력 가능

9. 블루투스 MAP(Message Access Profile) 지원

10. 크롬캐스트 지원

제법 많지만 구글이 강조하는 것은 2번과 4번이다. 새로운 기능 추가나 개선이 더해졌지만 넥서스5를 비롯한 킷캣이 설치된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콘텐츠 몰입도 향상과 시스템의 전반적인 메모리 사용량을 줄였다는 것이다. 메모리 사용 효율성을 높이면서 기존 단말기에서도 작업 전환 등을 할 때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 상단 상태표시줄과 하단 메뉴 제어기 부분을 비교해보자. 킷캣 즉 넥서스5는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투명 처리했다. 소프트키 효율성을 개선한 셈이다.

멀티태스킹 속도도 향상됐다. 2GB 램이 지원되는 넥서스5는 고성능 스마트폰이다. 이런 고성능 스마트폰은 물론 4분의 1 수준인 512MB 램을 장착한 오래된 기기에서도 쾌적하게 작동한다는 것.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한 동작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안드로이드 점유율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 현재 자신이 사용하는 오래된 스마트폰도 “빨라지겠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킷캣으로 업데이트해줄리 없다. 일찌감치 포기하자.

▲ 전체 화면 모드를 이용하면 동영상이나 게임, 도서 등을 상태표시나 탐색 버튼 없는 상태에서 몰입해서 즐길 수 있다.

▲ 음악 앱. 음악 재생 중 앨범 재킷이 흐른다. 음악 재생 시 잠금 화면에서도 앨범 재킷을 보여준다.

새로 추가된 기능 중 음성 조작이 궁금하다. 웨어러블 컴퓨터 구글글라스처럼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해 음성 조작을 시작한 뒤 대화형 검색, 메시지 전송, 내비게이션이나 음악 곡명 검색 후 재생이 가능하다.

▲ 작업 관리자 생김새는 그대로지만 저사양 스마트폰에서 잘 움직이도록 메모리 사용량이 최적화되었다. 심플해진 디자인의 전화 앱

▲ 킷캣의 홈 화면. 전화, 카메라 등 일부 앱 아이콘이 변경됐고 크기를 늘려 시원스럽다. 앱 목록도 5X5 배열에서 4X5 배열로 변경되어 아이콘은 큼직큼직하다.

▲ 홈 화면에서 길게 터치하면 배경화면, 위젯, 설정 항목이 나타난다. 위젯을 포장하는 디자인은 이렇게 바뀌었다.

메모리 사용 최적화로 터치스크린 응답 속도를 높이는 한편 시스템 성능은 안드로이드 사상 최고 수준인 멀티태스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넥서스5에서 여러 앱 사이를 오가며 멀티태스킹을 해보았더니 거짓말이 아니다. 부드럽게 동작한다. 잠깐…. 구글 말을 그대로 믿으려면 넥서스4에서도 이렇게 움직이는 확인해야 한다. 아쉽게도 당장은 아니다. 1주일 더 기다려야 OS 업데이트가 가능할 것 같다.

최근에 열어본 파일이나 구글드라이브를 비롯한 클라우드 서비스, 다운도드 앱이나 갤러리 앱 등에서 찾아서 열 수 있는 UI를 제공한다. 전화의 경우 통화 빈도에 따라서 연락처를 정렬하거나 연락처에 없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자동으로 구글맵에서 등록번호를 찾아보게 할 수 있다.

▲ 설정에서 안드로이드 정보를 열심히 터치했더니 킷캣을 의미하는 큼직막한 'K'가 나타난다. 이쪽은 쑥스럽지만 넥서스4의 젤리빈. 다음 주에는 킷캣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을 것이다.

◇ 넥서스5의 높은 인기 비결, 가격?=넥서스5의 인기비결은 가격? 글쎄 그것보다 최신 안드로이드OS를 가장 먼저 사용해볼 수 있다는 신비로움이 아닐까 싶다. 가격. 사실 싼 건 아니다. 구글 플레이에서 16GB 모델은 45만 9,000원 32GB 모델은 51만 9,000원이다. 갤럭시노트3나 G2와 엇비슷한 사양에 절반 수준으로 판매되지만 알고 보면 보조금 지급이 없고 모두가 잘 아는 사실 하나 넥서스5와 달리 G2 등 국내 제조사 스마트폰은 언제든지 버스폰 혹은 엄청난 보조금이 더해질 수 있다.

▲ 넥서스5의 인기 비결은? 가격이 전부는 아니다. 항상 최신 OS에서 하드웨어 사양 전부를 활용할 수 있기에 열광한다.

넥서스5는 그런 혜택(?)이 없다. 제값 줘야 손에 쥘 수 있다. 달리 말하면 2년간 통신사 노예로 살지 않아도 되고 쓸데없는 사전 설치 앱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하드웨어 사양 온전히 발휘하는 가벼운 몸놀림이 바로 넥서스5의 매력이자 인기 비결이다. 통신사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언락폰인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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