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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금해제 최태원 SK회장, 글로벌 현장경영 ‘올인’

그룹 회장이란 직책은 현장 경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오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지난 18일 4개월만에 출국금지가 풀린 뒤 첫 해외출장으로 최 회장은 그룹 최대 현안인 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을 위해 일본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그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 연루 혐의로 4개월 간 국내에 묶여있던 최 회장은 이로써 현장 경영 속도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최우선 그룹 현안은 도시바 인수이다. 도시바 인수전은 비용과 시너지 효과, 인수 실패 시 시장의 판도 변화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해야 한다. 20조 원 이상으로 폭동한 천문학적인 금액이 가장 큰 변수이다.

최근 외신들은 도시바 주주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데 동의함으로써 도시바가 미국 내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반도체 자회사를 팔아 최소 90억 달러를 마련할 길이 열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약 10곳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구체적인 인수 희망업체는 일본에서 도시바와 공동으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미국의 하드디스크 생산업체 웨스턴디지털, 한국의 SK하이닉스, 대만의 홍하이 그룹도 거론돼 왔다.

여기에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이 인수 희망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입찰을 놓고 벌이는 국제 각축전의 판이 커졌고 그 여파도 반도체 시장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국의 반도체 시장 노림수가 커지면서 그 결과에 따른 여파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니 이런 중차대한 국면에서 도시바 인수라는 사업 결정을 놓고 그룹 회장이 아닌 다른 전문경영자로 이런 대규모 사업의 진퇴 결정을 내리기는 정말 어려운 법이다. 그런 면에서 검찰이 서둘렀더라면 좀 더 일찍 무혐의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 남는 상황이다. 두세 달 전이었다면 지금보단 훨씬 용이하게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사업 인수를 놓고 최소한의 가능성을 살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2년에 SK하이닉스 인수를 직접 지휘하며 성공시킨 바 있다. 당시 그룹 내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검토하면서 설왕설래할 때 매물로 나와 있던 하이닉스 인수를 전격 결정했다. 그리고 최 회장이 앞서서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을 유도하여 하이닉스 인수를 성공작으로 만들어 냈다.

이번 도시바 인수의 경우도 지금은 인수 계획 자체가 타사에 비해 늦은 형편이지만 최 회장의 결단과 추진력에 그를 둘러싼 인맥들과 다국적 펀드가 동원된다면 의외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최 회장은 오랜 숙원인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출국하기 전인 지난 20일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성과를 보상하는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해 “사회적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더 많은 참여와 관심을 갖게 하려면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와 금융 서비스가 좀 더 용이해지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것은 사회와 기업이 공존을 천명한 것으로 “착한 가치를 창출한 사회적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해 주면 착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사회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SK그룹이 사회와의 공존과 가치 협력을 위해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4월 들어 이미 두 건의 신제품 발표로 인해 고무되어 있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업계 최초 72단 256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3D(3차원) 낸드플래시 개발과 23일 발표한 세계 최고 속도 차세대 그래픽 D램 개발이 그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이닉스의 도전과 최 회장의 발빠른 현장 경영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그룹에 좋은 결과를 내게 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도시바 인수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로선 큰 힘이 될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부재한 정부가 오늘따라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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