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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예전처럼 정권 인수위원회를 꾸릴 사이도 없이, 당선자 신분도 거치지 않은 채 10일부터 곧바로 대통령 신분이 되었다. 이제 대통령은 무엇보다 진보와 보수로, 촛불과 태극기로 두 동강 난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부자와 빈자의 간극도 메워야 하고 기업과 노조의 해묵은 갈등도 해소해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이다.

그러나 그 태산 같은 할 일 중에서도 정말 중요한 일은 국민의 살림을 낫게 하고 국격을 높여야 하는 일이다. 그 가운데서도 대통령이 탄핵으로 감옥에 가는 바람에 중국과 일본, 그리고 가장 혈맹이라는 미국에서조차 중요한 사안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나라의 품격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경제 회복과 기업 생존이라는 국민적 과제 앞에서 거의 속수무책의 창피를 당했고 피해도 엄청났다. 가장 큰 수모는 중국으로부터 입었다. 사드를 배치하든 말든 나아가 사드로 죽을 쑤어 먹든 말든 간에 오만한 중국 정부가 내정 간섭을 함부로 하고 들어와 자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 죽이기에 나섰다. 롯데 같은 대기업의 피해만 눈에 보이는가? 중소 기업과 보따리상까지 입은 피해와 수모는 헤아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 진출한 수없는 이들을 자살 직전의 치명적 위기 상황에 빠지게 만들어도 책임질 이도 없고 제대로 되나 항의 한 번 못했으니 이거야 말로 한일합방 이후 가장 치욕적인 외교적 결례였다.

새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다시 풀어나가야 한다. 이것은 나라의 자존심이 뭉개져버린 치욕적 사건이다. 중국과 한 판 붙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외교적 차원에서 정부의 대표이자 수장인 대통령이 유감을 표시하고 갈라진 국민의 여론을 한 데 모을 수 있어야 한다, 공식적인 항의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롯데 뿐 아니라 피해 기업들을 전수 조사하여 이들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중국기업에게 경고해야 한다.

우리도 견제할 수 있으나 우리는 국제적인 룰을 중시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참는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기한을 정해 놓고 더 이상 치사한 방법으로 수모를 계속 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치사한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고 외교적 수사를 공표해야 한다. 숨겨놓고 이면으로 뭔가 하려는 생각은 진작 접으라. 사드 배치를 그런 식으로 해치웠다가 이 난리가 난 것 아닌가.

일본의 오만을 왜 저렇게 두고 보는지 알 수가 없다. 황교안 대행체제라고 눈감아 주었지만 이제는 제발 이 치욕과 굴욕을 벗어나자. 일본 고위급 관료가 한반도 전쟁 시 일본인 대피를 언급하는 데도 멍청한 정부 대변인들이 제대로 된 강력한 논평 한 번 못하고 있는 짓(?)은 이제 그만 하자. 함부로 맺은 위안부 협약의 결과, 협상 재론을 논하는 상황에 일본 대사가 본국 송환되는 일을 겪었음에도 우리는 가만히 참고 있다. 대사는 곧 나라의 품격이고 국격이다. 대통령과 나라를 대표하는 자격이다. 수모를 당하면 항의해야 그것이 나라다.

이 정도가 되면 한 마디 해야 한다. “일본은 우리의 우방이고 전통적으로 서로 협력해 왔지만 지금처럼 국격을 손상하는 발언을 하는 일본 관료에 대해 아베 수상이 입을 다물고 있거나 부추기는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외교적 제스처도 감행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장 트럼프를 만나서 우리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하라.

전쟁 운운, FTA 취소 운운 하며 대한민국을 겁주는 일도 중지시켜라, 이렇게 나가다 보면 손해도 입을 것이고 자칫 북한 앞에서 동맹끼리 자중지란을 일으켜 큰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그건 참 곤란한 일이다. 그러나 이 수모를 더 참으면 대한민국이 중국이나 일본 혹은 미국의 자발적 식민지 꼴이 된다. 중견작가 박기현 선생이 최근 발표한 작품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는 소설 제목은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 초계 변씨가 임진왜란의 처절한 전장으로 나가는 장군을 향해 던진 작별인사다. 이 외침은 왜란을 겪으며 온갖 수모를 당하던 국민의 요구를 절실하게 대변한 말이었다. 이 여장부의 외침이 들리는가. 새 대통령은 국민이 치욕과 수모를 잊지 말라. 이 말도 안 되는 눈물과 상실감을 제대로 씻어줄지 온 국민이 새 대통령의 언행을 지켜볼 것이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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