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은 이제 명실상부한 ‘세상의 지배자’다. 한정된 제품 속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지금도 매일 같이 전 세계에서 4억 6,9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매일 4억 개에 달하는 트윗이 생겨난다. 디지털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스마트폰은 올해 3분기에만 2억 5,140만대나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지난 2011년 아마존 전자책 판매량은 종이책을 추월하기도 했다.

물론 디지털 기술이 긍정적인 면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선 사람이 타지 않은 무인기, 드론이 수시로 정찰을 하거나 폭격을 가하기도 한다. 파키스탄 지역에서 16세 소년 전사를 두렵게 만든 건 숨 쉬지 않는 무인기의 엔진 소리였다. 이런 무인 공격기 시장은 오는 2022년에는 114억 달러까지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디지털 기술은 양날의 칼처럼 빛과 그림자를 미래에 그리고 있다.

하지만 명암을 떠나 디지털 기술이 미래를 열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 매킨지는 미래를 바꿀 기술 12가지를 소개하면서 인터넷의 모바일화가 재생 에너지 같은 또 다른 기술보다 36배나 높은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30억 명에 이르는 인구가 디지털 기술을 통한 ‘디지털 경제’를 만나게 될 열쇠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디지털 기술은 미래 노동시장에도 변화를 불어오는 등 인류의 삶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조중혁 저. 에이콘출판사)은 디지털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될지 혹은 희망으로 가득한 유토피아가 될지 IT 기술사를 통해 진단한다. 구글을 비롯한 검색엔진이 열어가는 세상,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통해 변화하는 세상, 또 이런 디지털 정보를 통해 일부를 빼곤 더 이상 두뇌를 사용하지 않을지도 모를 뇌의 종말을 말한다.

그 뿐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 사이버 공간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이 이뤄온 혁신 기술과 흥망성쇠를 고찰하며 경제와 사회적 시스템의 필요성을 말한다. 이들 기술 세계의 과거와 현재를 두루 살펴보며 작게는 개인에서 기업, 궁극에는 디지털 격차나 인터넷 패권 등 국가까지 미래의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끌어낸다.

이 책은 11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3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선정한 우수교양도서는 11개 분야 420종으로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은 이 중 기술과학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순수 IT만 다룬 서적으로는 유일하다.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된 도서는 공공도서관과 병영도서관 등 2,500여 곳에 배포될 예정이다. 관련 발표 내용과 교양도서 전체 목록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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