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써오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를 대신할 스마트폰을 찾아 바꿨다. 기존 스마트폰은 한차례 낙하 충격 탓에 액정을 전면 교체했지만 이번에는 충전포트에 문제가 생겨 충전이나 USB 데이터 연결을 할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 더구나 2,500mAh 배터리도 오래되다 보니 하루에도 2∼3번씩 갈아 끼워야 한다. 이런 탁월한(?) 소진 능력은 반대로 스트레스를 한껏 끌어 올린다.

스마트폰 바꾸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누구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본인의 사용용도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것. 가격도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어디까지나 용도를 고려해 패블릿을 선택한 주관적 선택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마다 용도에 따라선 제품의 장단점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필자가 직접 제품을 구입하면서 느낀 주관적인 선택 기준을 나타낸 것이다.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사용용도나 목적에 따라 개인마다 다를 수 있는 만큼 해당 기사의 최종 선택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예컨대 필자의 경우처럼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최우선 기준이 아니라 화질이 첫 번째라면 선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기사는 제품을 고르는 데 고려할 만한 가이드라인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밝혀둔다.

◇ 6인치 이상 “커도 너무 크다”=스마트폰으로 블로그를 보거나 웹서핑을 하는 등 주로 텍스트를 읽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 시간 죽이기 좋은 게임도 종종 즐긴다. 이런 점에서 개인적으론 가장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화면 크기를 꼽았다.

기존 5.3인치 갤럭시노트도 이제 성에 차지 않는 상황인 만큼 최소 5인치 이상 아니 가급적이면 화면이 더 큰 스마트폰을 꼽아봤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소니 엑스페리아Z 울트라. 화면 크기는 무려 6.44인치에 이른다. 태블릿 부럽지 않은 크기, 태블릿보다 뛰어난 휴대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실물로 본 엑스페리아Z 울트라는 커도 너무 크다. 바지 뒷주머니에 넣으면 거의 절반 정도가 밖으로 튀어나온다.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그냥 태블릿으로 부르고 싶을 정도다. 더구나 배터리 용량 3,000mAh는 이 큰 화면을 감안하면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6.3인치 화면에 3,200mAh인 삼성전자 갤럭시메가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6인치를 넘어서면 휴대성에 대한 만족치를 초과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 갤럭시노트3·시크릿노트, G플렉스=이런 점에서 본다면 화면 크기가 5인치 후반인 모델 중 최신형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과 팬택 시크릿노트는 최종 후보 대상에 올릴 만하다. 갤럭시노트3은 삼성전자의 대표 패블릿폰. 성능에 대한 신뢰감이나 애프터서비스 등이 장점이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기존 갤럭시노트 사용자 입장에선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지루함이 걸림돌이다. S펜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지만 이미 갤럭시노트를 쓰면서 첫 1개월 이후에는 펜을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어 S펜 관련 기능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없었다.

두 번째 후보로 고민했던 시크릿노트는 갤럭시노트3과 비교해 특별히 나무랄 때 없는 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특별히 차이나는 부분도 없다. 가격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갤럭시노트3과 뭐가 다를까 싶은 느낌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을 두게 된 다크호스가 바로 LG전자 G플렉스다. 실제 구입 가격 조건을 따져보면 갤럭시노트3보다 저렴한 데다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은 더 우세하기 때문이다.

◇ G플렉스 고른 이유는 ‘패블릿 같지 않은 패블릿’=매장을 직접 찾아 이들 3종을 보기 전에 온라인 상에서 이들 제품 사양을 비교해봤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를 비교해보면 우위는 화면 크기(G플렉스>시크릿노트>갤럭시노트3), 화질&PPI(갤럭시노트3=시크릿노트>G플렉스), 배터리 용량(G플렉스>갤럭시노트3=시크릿노트) 등이다.

화면 크기는 G플렉스가 가장 큰 6인치다. 하지만 풀HD가 아니고 PPI가 낮은 점이 걸림돌이다. 배터리 용량 역시 G플렉스가 3,500mAh로 가장 크지만 착탈식이 아닌 탓에 교체가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매장을 실제로 찾아 3종을 비교해보고 고른 제품은 G플렉스다. 가장 큰 장점은 6인치 패블릿임에도 불구하고 소니 엑스페리아Z 울트라와 달리 전혀 6인치 같은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다. G플렉스 광고 카피에 나온 것처럼 “세상에 없는 몰입감”을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전체 크기는 5.3인치인 갤럭시노트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준다. 6인치지만 곡면 처리한 구조 덕인지 그립감도 좀더 안정감이 있고 편안하다.

결국 패블릿, 대화면 제품을 고르면서 선택의 순간에 가장 크게 작용한 요인은 “패블릿 같지 않은 (휴대성을 보여준) 스마트폰”인 셈이다. 평소 커브드 스마트폰이 갖춘 장점이 뭘까 의구심이 든 부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해답을 찾은 기분이다.

◇ 잘 만든 웰메이드폰=G플렉스 구입을 마친 뒤 구성품을 살펴봤다. 곡면 스마트폰이라지만 사실 구성품은 별다른 게 없다. 예약 판매까지 끝나 사은품도 없다. 케이스도 맞는 게 없어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겉포장을 보면 커브드 스마트폰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박스도 곡면으로 휘었다. 물론 바닥면은 평평하다. 덮개를 벗겨내면 G플렉스와 간단한 설명서, 통신사 관련 설명서가 보인다. 중간 받침종이를 열면 충전기와 이어폰, G 모양을 한 유심 제거 핀이 있다. 이게 구성품 전부다.

본체를 바닥면에 놓으면 상하 부분이 조금 올라와 있다. 하지만 특별히 불안한 느낌은 없다. 좌우 측면과 하단에 버튼이 없다 보니 중앙 버튼에 익숙하던 사람이라면 다소 적응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뒷면을 보면 카메라 아래쪽에 전원 버튼과 볼륨 업다운을 위한 물리적 버튼을 배치했다. 화면을 켜거나 끌 때에는 노크온, 그러니까 화면 가운데를 연속해서 2번 두드리면 화면이 꺼지거나 켜지는 기능을 주로 이용하게 될 것 같다. 뒷면 가운데 버튼을 누르다가 업다운 버튼을 자칫 잘못 누를 수도 있기 때문.

또 갤럭시노트의 경우 되돌리기 버튼이 오른쪽에 있었지만 G플렉스는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밖에 G패드 등과 마찬가지로 동영상으로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인터넷을 통한 유튜브 연결이 된 상태여야 한다. 설명서 격인 만큼 내장 메모리에 넣어두고 모두 인지한 다음 알아서 삭제 가능하도록 하면 어떨까 싶다.

G플렉스는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대용량이지만 불안한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87% 충전 상태에서 인터넷과 게임 등을 2시간 연속 사용해본 결과 68% 수준을 나타낸다. 배터리 소모 정도는 만족스러운 느낌이다. 직접 구입해서 써본 G플렉스는 잘 만든 웰메이드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이 든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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