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페이스북 페이지를 바보로 만드는 효과적인(?) 어뷰징 사례가 나와 눈길을 끈다. KB생명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똑같이 복제해 부정적 메시지를 퍼뜨리는 사례가 발견된 것.

KB생명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좋아요 3,000회 가량을 기록하는 등 평이하게 운영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KB생명 짝퉁(가짜) 페이지가 등장했다. 이 페이지 개설자는 당초 비난 메시지를 게재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9월 12일 개설한 이 페이지에는 일단 기존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데이터를 그대로 복제, 마치 공식 페이지인 것처럼 운영해왔다.그리고 19일 오전 9시경 KB생명을 비판하는 이미지와 글을 몇 차례 게재하고 페이스북에 이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 페이지를 보면 “KB생명 마케팅 부서에 심○○ 과장을 퇴직시켜라! KB생명 갑에 횡포를 중단하라” 같은 메시지가 올라온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누구나 개설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단순히 가짜 페이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KB생명이라고 검색하면 공식 페이지보다 가짜 페이지가 더 상위에 노출되고 있다. 공식 페이지의 좋아요 3,000건보다 가짜 페이지의 좋아요가 2배인 6,000건에 이르기 때문. 한 달 전부터 이를 노리고 계속 가짜 페이지를 그럴싸하게 운영하면서 좋아요를 늘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모두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졸지에 KB생명에 반하는 이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린 셈이다.

트위터도 가짜 계정이 종종 이슈로 부각된다. 이에 비해 페이스북은 그동안 가짜 계정 이슈가 그리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좋아요를 전략적으로 늘려 어뷰징을 한다면 가짜 페이지에 담은 메시지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어떤 페이지 운영자라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서명덕 칼럼니스트  admin@itviewpoi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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