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던 미국 테슬라모터스가 얼마 전 연이은 악재를 맞았다. 운행 중이던 테슬라 모델S에 사고가 발생한 것(사진 위). 일반 차량 충돌 사고가 아니라 바닥면 이물질 탓에 전기자동차인 모델S 배터리팩이 폭발해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고는 전기자동차 배터리가 충격에 약하다는 걸 잘 보여준다. 가장 앞선 전기자동차로 평가받는 테슬라 모델S지만 외부 보호재가 파손되면 노출된 배터리팩이 위험하다는 걸 보여준 것.

그런데 최근 삼성SDI가 이런 충격을 원천 차단해 안정성을 대폭 끌어올린 전고체(全固體)배터리를 개발해 공개했다. 기존 2차 전지 배터리 연구 방향은 성능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삼성SDI가 선보인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보통 2차전지에는 액체 성분인 전해액이 담겨 있다. 외부 충격으로 이 전해액 성분이 충격에 노출되면 폭발, 화재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모터스의 경우에도 배터리팩이 외부로 노출되는 걸 막아주는 커버가 있었지만 이 부분이 파손되면 결국 전해액 부분까지 충격에 노출되고 화재 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액 대신 고체로 이뤄진 전해질을 써서 외부 충격이 생겨도 폭발하지 않게 안정성을 높였다. 부피에서도 유리하다. 기존보다 더 얇은 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고 유연한 형태로 배터리를 제조하는 것도 가능하다.

리튬공기 2차전지 배터리 구조

리튬 공기 2차전지처럼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 방향과 달리 안정성과 구조적 장점을 지닌 2차전지를 개발한 또 다른 방향에서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삼성SDI에 따르면 2015년이면 현재 수준 성능을 지닌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배터리 제조사는 성능 개선에 무게를 두고 신제품 개발 방향을 잡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전고체 배터리가 2015년 상용화될 시점이 되면 경쟁사 2차전지보다 안정성이 높더라도 성능이 훨씬 뒤처질 우려도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성이라는 가장 기본 덕목 가운데 하나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인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성능에 대한 대비만 충분하다면 전기 자동차 대중화를 앞당길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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