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인텔이 조용히 후지쯔 무선사업부(Fujitsu Semiconductor Wireless Product Inc.)를 인수했다. 어찌 보면 조용하다기보다 후지쯔나 인텔이 모두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분야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해 조용히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인텔이 인수한 이 회사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위치한 곳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들어가는 RFIC 설계 기술과 관련 분야 고급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인텔이 후지쯔 무선사업부를 인수한 건 x86 아키텍처에 RFIC 기술을 융합하기 위한 기술과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로 인텔은 단숨에 2G와 3G 관련 RFIC 관련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이던 LTE-A용 RFIC 칩셋 개발 기술 역시 덩달아 거머쥐게 됐다.

그런데 최근 인텔이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관련 인력을 스카웃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엑시노스 AP 개발 경험과 관련 칩셋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테스트한 경험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텔은 얼마 전 선보인 베이트레일 기반 프로세서가 기존 인텔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한층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인텔이 자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기업을 인수하거나 관련 인력을 스카웃하는 등 적극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PC 중심이던 반도체 사업이 빠르게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시장으로 돌아서자 인텔 역시 모바일 사업 기술 강화에 더 속도를 내는 것이다. 속도를 높이는 데 있어 모바일 칩셋 기술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기업을 흡수하는 한편 기존 시장 선도업체 인력을 스카웃하는 2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텔은 이미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만큼 뛰어난 개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칩셋이 요구하는 개별 기술을 손쉽게 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퀄컴이나 삼성전자 등 기존 모바일 칩셋 제조사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지만 인텔의 이런 추격전은 향후 모바일 칩셋 시장 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로고를 손쉽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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