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전제품 구입을 위해 대형 가전 매장을 들렸는데 스마트폰 코너에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스마트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심결에 혼자 중얼거린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점점 커지는 구나". 그러곤 손에 들려있는 아이폰5S, 가방에서 꺼낸 넥서스5를 비교해봤다. 아이폰5S는 물론 넥서스5와 비슷하거나 크다. 작은 것은 없다.

최근 넥서스4에서 넥서스5로 메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바꿨는데 4.7인치와 5인치 사이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크지 않았다. 세로로 5mm 정도 길어졌지만 조금 얇아진 덕분에 손에 잡히는 그립감은 오히려 좋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넥서스4가 4.7인치에 1280×768, 넥서스5는 5인치에 1920×1080으로 한 단계 더 향상됐다.

◇ 한 손으로 쓰기엔 아이폰이 최적?=필자가 처음 써본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다. 물론 윈도 계열 옴니아2를 썼지만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제품이다. 넥서스S와 아이폰4, 다시 아이폰4S, 넥서스4(서브폰) 등을 차례로 쓰다가 지금은 아이폰5s와 넥서스5를 이용 중이다. 2010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화면은 4인치 정도였지만 갤럭시노트 이후 부쩍 커졌다.

▲ 한 손으로 화면 구석까지 제어할 수 있는 아이폰4S. 아이폰4S 화면 크기는 3.5인치다.

개인적으론 아무래도 아이폰4S를 2년 넘게 썼으니 3.5인치 크기는 한 손으로 쓰기 알맞다. 한 손으로 쥐고 엄지손가락만 뻗으면 대부분 작업이 가능하다. 수직 방향으로 0.5인치 늘어난 아이폰5(s) 역시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

◇ 화면 크기 경쟁 불붙인 갤럭시노트=가전 매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이것저것 훑어보는 사이 한 제품이 시야에 잡힌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큰 화면의 갤럭시노트3다. 스타일러스 펜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메모 가능한 재주 많은 제품이다. 갤럭시노트는 5.2인치에서 시작돼 2, 3으로 판올림할 때마다 화면 크기는 0.2∼0.3인치 늘어났다. 반면 가로 폭은 83→81→79mm로 차츰 줄였다. 화면 크기는 늘렸지만 덩치가 커져 생기는 불편한 그림감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 5인치 스마트폰 시대를 연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2는 5.5인치 화면에 S펜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두 손 사용을 전제로 하는 제품이다.

갤럭시노트 같은 대화면 스마트폰은 한편으로는 동경의 대상이다. 3.5인치짜리 아이폰 화면은 비좁게 느껴진다. 5.2인치 화면은 확실히 다른 사용 경험을 기대하게 만든다. 물론 초기에는 화면이 너무 큰 탓에 전화할 때 민망함을 느끼기 일쑤였지만 지금 진열장에 늘어선 스마트폰을 보면 갤럭시노트3만 큰 건 아니다. 대화면은 이젠 어엿한 트렌드 가운데 하나다.

◇ 스마트폰 화면 크기 경쟁 어디서 멈출까=갤럭시노트에서 시작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면 경쟁. 요즘은 외출할 때 굳이 노트북을 챙기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웬만한 업무 처리는 할 수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활용하는 모바일 오피스족이 늘고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에 요구하는 기능, 정교함, 처리 성능과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량도 점차 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 경쟁 어디서 멈출지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론 넥서스5와 현재 가장 인기 높은 갤럭시S4가 정점이지 않나 싶다. 둥근 디자인과 얇은 두께 등 그립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겠지만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느껴진다. 셔츠 주머니에 들어가는 넥서스5와 달리 갤럭시노트3는 힘들고 어색하다. 여기에 케이스가 더해지면 더더욱 그렇다.

▲ 5인치 넥서스5를 한 손으로 쥐었을 때. 붉은색 표시 부분은 손가락이 닿지 않는다. 두 손 또는 손 위치를 바꿔가며 사용해야 한다.

손에 쥐고 정보를 열람하고 전화 통화를 한다는 생활 속 용도를 생각하면 가로 폭은 7cm가 한계여서 갤럭시노트 이상 커진다면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PC로 봐야할 것이다. 갤럭시노트는 손바닥에 올려놓고 스타일러스 펜 사용을 전제로 설계한 제품이다.

◇ 큰 화면 더 이상 '고급화' 전략 아니다=4K나 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해상도와 접을 수 있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제한적으로 휘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LG G플렉스를 시작으로 그저 화면만 키우는 것이 아닌 여성이나 손 작은 이들이 사용하기 좋은 크기 그리고 다양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 구성이 결합된 만족스러운 제품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옛날에는 "대형차=고급차" 논리가 통했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이 우선시 되는 최근 콤팩트 사이즈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사양을 갖춘 차종이 인기다. 스마트폰 또한 크기 일변도에서 벗어나 자동차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 정답은 없다. 미리 만져보고 손에 잡힌다 싶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다. 스마트폰 자체의 크기뿐만 아니라 자주 입는 옷의 주머니에 쏙 들어가 거부감은 없는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 또한 꼼꼼히 따져야겠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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