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는 국내 포털에서도 실시간 검색 상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높은 관심을 끈다. 여기에는 해외 직접 구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몫 한다.

매력적인 가격 뿐 아니라 그만큼 관심을 끄는 건 시장 규모다. 월마트의 경우 추수감사절인 11월 28일 하룻동안 태블릿만 140만 대를 팔아치웠다고 한다. 지난 2012년 국내 태블릿 시장 전체 규모가 시장조사기관 IDC 추정치로 126만 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 차이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미국 시장 규모는 물론 한반도까지 불어온 블랙프라이데이의 위력에 새삼 놀라지만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대상은 중국 IT 시장의 성장세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격인 광군제(光棍節)가 바로 그것이다.

광군제는 11월 11일이다. 원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쇼핑을 하는 기념일이 아니라 솔로인 남녀가 만나는, 우리로 따지면 빼빼로데이 비슷한 개념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쇼핑몰 할인 행사가 이날 집중되면서 올해 광군제 쇼핑 판매액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견줘도 비슷한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금 같은 성장 속도를 유지한다면 내년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지난 2009년 광군제 기간 중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은 5,000위안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 만에 381배나 수직 상승, 올해는 3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5조 2,000억원대에 이르는 온라인 매출을 올렸다. 알리바바 산하 쇼핑몰 집계를 보면 광군제 할인 행사 시작 6분 만에 10억 위안(한화 1,760억원대)을 돌파했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광군제 당일만 2억 명이 온라인 쇼핑에 동시 참여했다고 한다. 광군제는 영어가 아닌 중국어를 기반으로 한 중국 내 쇼핑몰 매출인 만큼 해외 매출도 함께 포함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어떤 면에선 더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광군제는 엄청난 중국 내수 시장 규모, 앞으로의 성장세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중국 온라인 시장 파워를 보여주는 일면이 광군제 속에 있는 셈이다. 지금 국내에서도 주목받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열풍이 조만간 중국 광군제 등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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