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PS4(플레이스테이션4)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온라인 게임과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에 밀려 하락세를 보였던 콘솔 게임기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판매량이다. 지난 1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210만대가 판매됐다. 판매 첫 주말에만 100만대 판매고를 올려 역대 게임기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 원(XBOX One) 역시 잘 팔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2일 전 세계 13개국에서 엑스박스 원을 출시했다. 엑스박스 원 또한 발매 후 24시간 만에 100만대가 넘게 팔렸고,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상태라고 MS는 밝혔다.

▲ 판매 첫 주 100만대 판매에 돌파한 소니 PS4. 콘솔 게임기 부활을 꿈꾼다. 국내에서 이달 17일 판매를 시작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 10월 콘솔 게임 시장이 지난해 788억 달러에서 올해 93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소니 PS4와 MS 엑스박스 원의 인기를 미리 예견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콘솔 게임이 PC게임, 모바일 게임 등에 밀려 힘을 잃을 것이라 내다봤다. 게임이라는 하나의 파이에서 다른 게임의 성장에 따라 콘솔 게임 시장이 줄어들 것이라 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체 게임 시장의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은 콘솔 게임기의 부활을 예감했던 것일까? 지난 달 3D 모션 센싱 선두 기업 이스라엘 '프라임센스'를 3억 4,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애플이 프라임센스의 3D 모션 센싱 기술을 자사 제품 및 서비스와 어떻게 접목 시킬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는 물론 맥북과 아이맥 심지어 iTV에도 3D 모션 센싱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게임 시장에서 PS4와 엑스박스 원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모르기에 그렇다.

◇ 프라임센스, 엑스박스360 키넥트로 눈길=프라임센스는 2005년 설립된 센서 관련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의 센서 기술이 세상과의 만남은 2010년 MS가 내놓은 'XBOX 360 키넥트'에서 시작된다. 키넥트의 하드웨어 모션 센싱에 프라임센스 기술이 적용된 것. 키넥트 탑재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캐피털로부터 투자에 성공하기도 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기업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 애플이 인수한 프라임센스의 모션 기술이 처음 적용된 MS 엑스박스360 키넥트

애플과 한 배를 탄 프라임센스는 계속해서 모션 감지용 반도체 및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션 센서는 키넥트처럼 손가락 움직임까지 감지할 수 있는 비교적 고가형부터 노트북용 전면 카메라 모듈에 통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다양하다.

애플이 맥북 또는 아이맥 그리고 iOS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iTV도 후보 중 하나다. 컨트롤러 및 각종 서비스를 위한 기술로 채택될 수 있다. 어쨌든 3D 모션 센싱은 특별히 고가의 하드웨어가 따로 필요치 않기에 애플이 언제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을지가 포인트다.

▲ MS는 애플의 프라임센스 인수에 따라 엑스박스 원은 독자적인 기술로 모션 기능을 구현했다.

◇ 애플 iTV, 콘솔 게임기 되나?=한편 애플의 프라임센스 인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없잖다. 애플이 아이폰5S에 적용한 지문 인식 센서 오센텍 인수 당시 해당 기술을 채택한 PC나 하드웨어는 출시되기 전 이미 사장되는 불운을 맛봐야 했다. 음악 공유 서비스 '라라'를 인수했을 때는 바로 서비스가 중단됐고 결국 몇 년 후 '아이튠즈 매치'라는 유사한 서비스가 제공될 때까지 사용자는 방치되어 있었다. MS는 엑스박스 원용 키넥트에 독자 기술을 적용했다.

애플의 프라임센스 인수가 반드시 콘솔 게임기 시장의 진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션 센서를 이용한 기존 제품 및 서비스의 적용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아이폰이 키넥트형 컨트롤러로, iTV는 소니 PS4나 MS 엑스박스 원처럼 콘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 앱스토어라는 방대한 유통망과 기존 게임 앱의 3D 모션화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원군이다. 계속되는 출시 지연에 궁금증만 더해가는 애플 iTV 다. 이래저래 기다려진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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