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중심에 서있는 대표선수다. 페이스북이 지난 3분기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찾는 일 사용자(DAU)는 7억 2,800만 명, 월 사용자(MAU)는 8억 7,4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미국과 유럽 등에선 페이스북 10대 사용자가 줄어드는 대신 메신저 앱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는 보도가 많았다. 지난 3분기를 보면 미국에서 페이스북 10대 사용자는 1분기보다 16%, 네덜란드에선 무려 52%나 감소했다. 구글 출신 CEO인 크리스 베이더(Chrys Bader)가 자신의 블로그에 페이스북이 왜 쇠퇴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올려 눈길을 끈다.

◇ 모든 활동은 결국 쇠퇴한다=그는 모든 소셜 활동은 출현(Emergence), 융합(Coalescence), 관료화(Bureaucratization), 쇠퇴(Decline)라는 4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말한다. 이를 페이스북에 적용해보면 이렇다.

페이스북이 출현한 건 지난 2004년이다. 당시 하버드대학에 재학 중이던 마크 주커버그(Mark Elliot Zuckerberg)는 룸메이트와 함께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은 2005년 들어 1,000만 달러가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모든 SNS 성장이 그렇듯 페이스북은 초기에 추진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화제가 됐다.

2번째 단계는 지금까지 극복할 수 없었던 걸 넘어서 성장이 임계점에 도달할 때 일어난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자면 이 단계는 마이스페이스(Myspace)를 넘어선 2009년이다. 2009년 페이스북은 가장 많이 쓰이는 SNS에 이름을 올렸다. 엔터테인먼트위클리(Entertainment Weekly)는 페이스북을 지난 10년을 대표하는 목록에 올리면서 페이스북이 존재하기 전에는 세계가 어떻게 회사 동료 생일을 잊지 않고 열광적인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페이스북을 찬양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 5월 18일 주식공개(IPO)를 실시해 수천 명에 이르는 직원을 고용했고 3번째 단계인 관료화의 길로 들어선다. 관료화의 길로 들어선 것 외에 페이스북은 생활 문화 속에 파고들면서 더 이상 혁신보다는 생활 속 일부가 되어버렸다. 이는 더 이상 새로움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이런 4단계를 겪으면서 사회에 제공하는 기능도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초기만 해도 미국 청소년은 페이스북을 이용해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즐겼지만 페이스북이 제도화되면서 전 세계 사람이 만나는 교류의 장이 됐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페이스북은 더 이상 아이들이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게 됐다.

◇ 왜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을까=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떠날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인맥을 만들기 위해 비즈니스 전문 SNS인 링크드인(LinkedIn) 같은 곳을 이용한다. 하지만 지금은 10대 청소년도 심리적으로는 페이스북을 링크드인과 마찬가지로 느낀다. 일상적인 재미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모두 하니까 할 수밖에 없는 의무적인 도구로 변한 것이다.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 페이스북은 이제 전 세계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지인에게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는 건 점점 어렵고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멋진 순간만을 보여주려고 한 결과 본인이 생각할 때 자랑스러운 게시물만 올린다. 이런 자체 필터링은 진짜 인간관계를 잃게 만든다.

페이스북은 널리 퍼뜨릴 수 있는 파급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페이스북의 목적은 친목을 도모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요즘 뜬다는 사진 메시지 앱인 스냅챗(Snapchat)의 경우 사진을 볼 수 있는 시간을 10초까지만 설정하도록 했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지친 사람들에겐 피난처가 될 수 있다. 또 감시받고 싶지 않은 10내 청소년은 부모가 사용하는 도구로 교류하는 걸 피하고 싶어 한다. 게시한 사진이 서버만 거치고 수신사가 본 뒤 사라진다는 건 매력적이다. 스냅챗은 개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서비스다.

◇ 페이스북의 미래는…=그렇다면 거대한 공룡이 되어버린 페이스북의 미래는 어떨까. 페이스북이 한때 갖고 있던 ‘쿨함’을 되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이런 쿨함을 돈으로 살 수는 있다. 페이스북은 10억 달러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기도 했다. 스냅챗을 3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스냅챗 CEO 에반 스피겔(Evan Spiegel)이 페이스북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도 같은 이유다. 페이스북은 공개 기업이다. 사업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며 회사의 결정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페이스북의 플랫폼 전략은 사회적 교제를 본질로 삼아야 할 SNS 방향과는 정반대다.

페이스북에서 “세계를 연결하자”는 열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이트가 현재 좋아요 버튼을 설치했다. 페이스북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타사가 자신의 기능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페이스북의 플랫폼 전략은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청소년을 페이스북 사용자로 바꿀 수 없다면 이런 플랫폼 전략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중요한 건 SNS 서비스는 사람처럼 수명이 있다는 것이다. 성장은 필연적으로 예전에 누렸던 젊음을 갈구한다. 70년대 신선하게 느껴졌던 게 80년대에 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SNS는 마치 유행처럼 변화하기 쉬운 것이다.

구글플러스(Google+)가 현재 미래의 SNS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어찌 보면 (페이스북 당시 유행했던) 예전 유행에 배팅한 것일지 모른다. 마치 주위에 갈아탈 배가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침몰 중인 타이타닉으로 가서 아직 물에 가라앉지 않은 마지막 방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인 셈이다. 크리스 베이더는 이제 페이스북의 기세를 멈출 수 없다는 생각 자체는 종말을 고했다면서 이제 중요한 일을 공유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방법이 나타날 기대를 할 차례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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