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7 2013이 국내 전파인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며칠 전에 들었지만 의외로 분위기는 조용하다. 높은 인기를 누린 전작의 후속인 만큼 기대감이 부풀어 오를 만하건만 때가 되면 나오겠지 하는 분위기다. 물론 성미 급한 이용자들은 이미 비행기에 싣고와 이리저리 둘러본 뒤 여러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나도 그런 이야기꾼들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아, 이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넥서스7 2013은 아직 국내 명칭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출시를 준비 중인 구글코리아에 문의해봐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때문에 이 글에서는 2013년형 넥서스7이나 넥서스7 2013으로 쓴다.

2013년형 넥서스7은 한손에 쉬게 쥐어진다. 화면을 감싼 테두리의 양옆 폭을 조금씩 줄인 데다 얇아진 두께, 가벼운 무게도 한손으로 잡는 부담을 줄였다. 그래서인지 느낌이 '태블릿'보다 '패블릿'스럽다. 테두리 폭을 줄어들면서 길어진 모양이다보니 균형감은 잃었고, 길죽한 스마트폰에 더 가까워졌다. 이러한 만듦새가 새로운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막상 전작의 느낌을 지운 것 같다보니 후속 제품보다 완전히 다른 제품의 느낌이 더 강하다.

넥서스7 2013은 고해상도(1920x1200) 7인치 화면과 스테레오 사운드,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하드웨어의 변화가 많다. 풀HD 이상의 해상도의 화면에서 인터넷이나 사진, 문서, 고해상도 게임, 고품질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는 재미는 전작과 비교하기 힘들 만큼 쏠쏠하고, 세밀한 화면에 적응된 이후에 전작의 화면을 보는 순간 눈높이가 한단계 높아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스테레오 스피커의 음량과 음질은 영화나 음악의 소리를 제대로 살려내진 못한다.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기능도 구글 무비에 제한되어 있어 활용성이 떨어진다.

500만 화소 카메라는 그저 별다른 불편없이 쓸 정도다. 깜짝 화질을 보여주는 쇼는 없다. 플래시 기능을 할만한 광원이 없으므로 어두운 곳에서 찍기 어렵고 요즘은 흔해진 HDR도 작동하지 않는다. 360도 구체 촬영은 할 수 있다. 배터리는 성능은 비교적 괜찮아 보인다. 720P 동영상을 1시간 정도 재생하면 7% 쯤 배터리를 쓴다. HDMI 외부 출력이 된다고 하는데, 기존의 MHL로 연결했더니 작동하지 않았고 미라캐스트를 이용한 무선 디스플레이는 문제 없었다. 스냅드래곤 S4 프로와 안드로이드 4.3위에서 움직이는 UI의 빠른 움직임은 마음에 쏙 든다. 아, 일부 블루투스 헤드폰를 연결해 동영상을 볼 때 음성 싱크가 맞지 않는 문제는 고쳐지지 않았고, 멀티 터치 오류는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높아진 해상도의 화면과 훨씬 좋아진 휴대성은 2013년형 넥서스7의 좋은 점으로 꼽을만 하다. 하지만 여전히 안드로이드 태블릿, 아니 이런 패블릿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계속 이어진다. 이용자에게 가치를 느끼게 하는 앱에 대한 갈증은 여전해서다. 종전 스마트폰 앱의 최대화를 고려해 7인치 화면을 고려했던 전작의 고민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2013년형 넥서스7을 위한 킬러앱이 무엇인지 해답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부쩍 달라진 하드웨어 제원에 어울리는 전용 앱의 기대감을 져버릴 수는 없다. 어차피 넥서스7 2013을 능가할 만한 대안을 찾기 어려우니까. 229달러(세금 제외, 16GB 기준)라는, 아마 국내에서는 30만 원 언저리에서 판매가 될 것으로 보이는 넥서스7 2013의 가성비에 대한 강점이 넥서스7 2013의 최대 무기다. 하지만 완성도를 세세하게 따지면 그 이상의 값어치도 아니다.

최필식 기자  chois4u@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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