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자동차 사고 저감에 효과가 큰 전방충돌방지보조(FCA) 시스템을 승용차 전 차종에 기본 적용키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출시되는 신차부터 FCA 시스템이 기본 탑재되며 향후 신차나 개조차, 연식변경 모델 출시 시점 등에도 기본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적용대상은 승용차는 물론 RV와 경차 전 차종이다. 다만 택시와 소형 상용차(포터, 봉고) 등은 일단 옵션 선택이 가능토록 한 뒤 소상공인과 택시 사업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기본 탑재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출시 계획과 감지센서 수급 계획 등을 고려할 때 2020년 말이면 승용차 전 차종에 FCA가 기본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긴급제동(AEB) 시스템이라고도 불리는 FCA 시스템은 감지센서를 통해 전방 차량을 인식, 추돌이 예상될 때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긴급 상황 시 브레이크를 자동 작동시켜 충돌을 회피 또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다. 대다수 교통사고가 운전자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만큼 FCA 시스템 기본 장착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교통사고 예방과 피해 저감, 인명피해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2017년 4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FCA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은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추돌사고 발생률이 25.2%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는 해당 부품의 대량 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FCA 시스템 기본 장착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사고 경감 편익 수혜, 보험료 경감 혜택 추진 등을 통해 고객 부담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이번 방침은 국내에선 관련 법규나 제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에 결정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지난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주도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20개 자동차 업체가 오는 2022년 9월까지 미국에 판매하는 차량의 95%에 FCA 시스템을 기본 장착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즉 현대·기아차는 미국보다도 2년 가까이 앞서 국내 시장에 FCA 시스템 기본 적용을 완료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FCA 기술력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고속도로보험협회(IIHS)의 충돌시험을 통해 이미 인정받은 바 있다”며 “향후 미국 이외의 여타 국가들에 대한 FCA 기본화 검토도 적극 추진,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성환 기자  shb9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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