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요즘 국내 식품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원재료값 인상으로 인한 가격 부담이고 여기에 국내 시장의 내수침체까지 지속되면서 1분기 시장 상황이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다.

더군다나 어느 한 곳 없이 거의 모든 식품업체들이 부진을 겪고 있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자구책도 없이 그냥 세월만 보낼 수는 없는 일이기에 저마다 나름의 타개책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가지 방안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시도하는 전략이다.

식품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매출 비중이 낮은 기업일수록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신규사업 및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특히 오뚜기가 눈길을 모은다.

오뚜기는 그동안 해외 시장에 주력하기보다는 내수 시장 확대에 신경을 썼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식품 소스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기에 이 시장을 흔들리지 않게 지켜주고 붙들고 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깊게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오뚜기 역시 밀려오는 불황의 파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오뚜기의 해외 시장 점유율은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업계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0%선에 머물고 있다.

이에 수년 전부터 오뚜기는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오뚜기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 현지 생산 법인 오뚜기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또 같은 해 11월 LG전자 김경호 전 부사장을 영입하고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시키는 조직 변화를 시도했다. 회사명도 영문 표기를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오뚜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뚜기 황성만 대표이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전면에 네세울 것을 약속했다.

황 대표이사는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홍보와 영업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매출을 현재의 3배가 넘는 1조1000억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해외매출에 대한 자신감 있는 공략 포인트

오뚜기는 해외사업도 그동안 견조하게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해 왔다. 최근 3년 오뚜기 해외 매출을 보면 2022년 3265억원에서 2023년 3325억원으로, 1.8% 늘었지만 2024년에는 36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상당폭 성장한 것이다.

이로써 해외 매출 비중도 2022년 10.3%에서 2023년 9.6%로 줄었다가 2024년 10.2%대로 다시 올라서면서 우상향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를 위한 해외 현지 생산 기지를 세우고 수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오뚜기는 △미국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4곳에 해외 법인을 두고 수출 시장 확산을 시도하는 한편 오뚜기 이미지 제고를 강화하고 있다. 공장도 해외에서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 3곳에 마련해 시장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편 미국 법인에서는 진라면 수출 패키지를 전면 리뉴얼해 ‘JIN’ 로고를 강조하며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라면 시장은 입소문이 가장 중요하다. 교포 사회와 유학생들이 전진기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진라면은 이미 국네에서 왕좌를 차지한 만큼 글로벌 국가에서도 대표 상품으로 떠 오를 것이 확실시 된다. 이에 진라면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등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국내서도 매운 맛으로 승부

국내에서도 진라면 업그레이드 마케팅이 한창이다.

오뚜기는 지난 7일부터 ‘라면의 맵쏘디’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라면의 맵쏘디’는 쇠고기 육수베이스에 다양한 고추와 향신료를 더하였으며 스코빌 지수 6,000SHU 로 자사 제품인 열라면보다 더 매운 맛을 자랑한다. 특히 깔끔한 첫 맛 뒤에 찾아오는 반전 있는 매운맛으로 기존 매운 라면들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맵쏘디’는 매운맛의 ‘맵다’ 와 서사시를 뜻하는 ‘랩소디’ 의 합성어로, 매운 라면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음을 의미한다.

오뚜기는 ‘라면의 맵쏘디’를 통해 매운 라면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속해서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내수 시장의 확실한 뒷받침이 균형 성장 이끄는 견인차

한편으로 오뚜기는 국내 식품 시장 지킴이 역할도 수행한다. 성장 기반이었던 국내시장을 내버리고 해외로만 주력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국내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오뚜기의 케첩과 마요네스 등 주요 소스 사업이 국내 식료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소스부터 3분 카레까지 항상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는 올 하반기에도 주요 제품 위주로 안정적인 매출을 지속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식품기업 중 소스를 가장 많이 생산한 기업으로 누구나 오뚜기를 꼽는다. 케첩과 마요네즈 등 그동안 250여 종의 소스를 출시하며 B2B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뚜기의 소스 시장은 크게 두 기둥으로 구성된다. B2B 국내 식당 식료업계에 소스를 공급하고 있어서 오뚜기의 가격 변동은 시잔 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경기도 일대에 소스를 공급하는 A 식료 대리점은 오뚜기가 변하면 식당 입맛이 변한다면서 그만큼 식료업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소스가 이제는 국내외 가정간편식(HMR) 사업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 오뚜기의 시장 성장을 예고한다.

오뚜기는 이 HMR 시장 성공을 글로벌 시장으로 옮겨가는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K-푸드의 영향으로 K-소스가 주목받고 있고 오뚜기는 그 중에서도 교포들 위주로 널리 이미지가 각인되어서 오래전부터 즐겨 찾는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식품시장의 화두는 소스 시장으로 스위스 레슬레, 영국의 유니레버 등은 현재도 세계 식품업계를 주름잡는 빅푸드 기업들로 정평이 나 있다. 오뚜기는 이들 뒤를 추격하면서 세장 선도주자로 나설 꿈을 꾸고 있다.

금융가에선 오뚜기는 기업 문화 자체가 정적이지만 향후 할랄 시장과 아시아 뉴질랜드 호주 시장 등에서 점점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한번 성장하기 시작하면 그 바람을 잠재울 어떤 경쟁사도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에 이어 내년도에도 꾸준한 시장 성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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