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왜 비를 맞아도 죽지 않을까. 엉뚱한 질문 같지만 모기에게 빗방울은 자신의 몸보다 최대 50배에 달하는 엄청난 물체다. 사람으로 따지면 대형버스에 튕기는 충격에 해당한다.

모기가 빗속을 날면 25초에 한 번꼴로 빗방울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부피보다 50배나 되는 빗방울이 9m/sec 그러니까 32.5km/h에 달하는 속도로 부딪히는 상황은 앞서 설명했듯 사람이 대형버스에 치여 날아가는 것과 같다.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팀이 초당 4,000∼6,000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는 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빗속 상황을 재현, 모기의 행동을 관찰해 모기가 생존하는 메커니즘을 조사했다.

곤충은 섬세한 날개와 머리가 물을 튕기는 성질, 소수성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물을 직격으로 맞아도 달라붙지 않고 튕긴다. 빗속에선 물방울은 2가지 유형으로 충돌할 수 있다. 물방울이 닿을 때 곤충이 회전하는 유형, 다른 하나는 곤충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낙하 유형이 그것이다. 하지만 모기는 어떤 유형으로 물방울과 충돌해도 빠르게 자세를 회복하고 비행을 계속할 수 있다.



같은 상황에서 새의 깃털은 빗방울은 충격으로 옆으로 퍼진다. 하지만 체중이 가벼운 모기의 경우는 다르다. 모기의 충격을 재현하기 위해 가벼운 스티로폼을 모기 대용으로 삼고 물방울을 부딪치는 실험을 하면 운동량 변화가 작은 덕에 물방울은 새 깃털처럼 흩어지지 않는다.

충돌할 때의 속도 변화를 계산해보면 물방울 질량에 모기의 질량이 너무 작으면 충돌 뒤에도 속도 변화는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된다고 한다. 너무 가벼운 물체에 접촉하면 아무리 큰 힘이라도 전해지지 않고 결국 물방울도 변형이 없다는 얘기다. 모기를 포함해 곤충은 외골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물방울에 충돌해도 몸은 변형 없이 수십 ms라는 짧은 시간 안에 물방울을 벗어난다. 결국 큰 운동량에도 변화를 받지 않고 짧은 시간에 물방울을 넘어가기 때문에 모기는 빗속에서도 날 수 있다는 얘기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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