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분식회계의 증권선물위원회 최종 제재가 감리위원회 권고안보다 경감된 것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증선위의 판단 과정에서 로비는 전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효성은 분식회계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고의적이 아닌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해석상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효성이 지난 2014년 분식회계로 금융감독원의 감리를 받는 중에 또다시 회계분식을 저지르면서 시작됐다.

효성은 지난 2005년부터 2013년 6월 말까지 계열사 합병과정에서 부실자산을 유형자산으로 계상해 금융위원회 증선위로부터 과징금 20억원과 조석래 전 회장 및 이상운 부회장의 해임권고를 받았는데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진흥기업의 손상차손을 조작하는 회계부정을 다시 저질러 올 9월 50억원의 과징금을 추가 부과 받은 것.

이와 관련 감리위원회는 두 번째 회계부정을 고의(4단계)로 보고 과징금 부과와 검찰 통보를 결정했지만 최종 심의를 맡은 증선위가 중과실(2단계)로 수위를 경감하면서 검찰통보 없이 과징금만 부과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조석래 회장과 현 조현준 회장이 진흥기업 인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데다 경영권 승계가 필요한 시점에 효성의 수익성 악화가 진흥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발생했음이 드러나면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회계분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 의원은 이어 “효성의 2차 회계부정은 고의로 판단해야 하며 지속적·반복적·고의적 분식회계를 한 효성에 대해서는 제재 감경이 아니라 가중 처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효성측은 “해석상 오류일 뿐 고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효성의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을 때 IFRS 도입 과정에서 나타난 실수”라며 “기준 정립이 되지 않아 각 사에서 잘 판단해 결재를 올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과징금을 부과 결정은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더 이상 분식회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선위 비상임의원 3명 중 2명을 비공식 접촉한데 따른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증선위에서 감리 결정 전에 절차상 만난 것”이라면서 “로비를 위한 만남이 아니며 증선위의 판단 과정에서 로비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효성 제재 수위 경감 의혹이 불거지자 금융위원회 최종구 위원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진화에 나섰다.

이날 국감에서 최 위원장은 “가급적 감리위와 증선위의 의견이 같은 것이 더 바람직하다”면서도 “감리위 권고안과 증선위 최종 제재가 다른 것은 한 쪽에서 못 본 것을 다른 쪽에서 봤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또 “특별한 잘못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선 한 번 내린 결정의 재심의는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최홍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국감에서 효성 재심의에 대해 금융위에서 요구하면 재심의 하겠다고 답한 것.

국민들 역시 분식회계와 제재 수위 경감 의혹을 석연찮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효성그룹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두가 납득할 만한 확실한 투명경영 방안 마련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종범 기자  news@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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