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선박용 엔진의 배기가스 세정설비(Scrubber)를 자체 개발하며 친환경 선박 엔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현대중공업(대표이사 사장 강환구)은 최근 울산 본사에서 배기가스 세정설비에 대한 실증 평가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4일 밝혔다.

환경 규제로 큰 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배기가스 세정설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6년 5월 개발에 착수해 19개월 만에 최종 실증 평가까지 완료한 것이다.

이 설비는 선박 엔진의 배기가스를 물로 세척해 황산화물과 염산, 불산 등의 유해물질을 최대 99%까지 제거하는 친환경 장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량 제한을 현재의 3.5%에서 0.5%로 강화하는 ‘선박 대기오염 방지 규칙’을 시행할 예정이며, 이의 충족을 위해서는 배기가스 세정설비를 장착하거나 LNG 같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배기가스 세정설비는 현재 관련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유럽 업체들의 제품과 성능은 동일하면서 일체형 설계를 통해 크기를 35%가량 줄였다. 그만큼 설치가 용이하고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선박 신조 및 개조 시장을 본격 공략함으로써 연간 50기 이상을 수주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대표적 엔진 친환경 설비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대해서도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중형엔진용 저감장치 개발에 이어 지난 2016년 대형엔진용도 개발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중대형 선박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지금까지 500여기의 수주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LNG를 연료로 사용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대폭 저감할 수 있는 LNG 추진선을 잇달아 개발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에 이어 배기가스 세정설비까지 개발해 글로벌 친환경 엔진 설비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친환경 설비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운 기자  cloudkim@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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