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B형 간염 치료의 새 시대를 열어줄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 개발의 마지막 관문에 도착했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18일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GC1102(헤파빅-진)’의 임상 2·3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C녹십자는 금명간 국내 총 9개 기관에서 B형 간염을 기저질환으로 하는 간이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헤파빅-진의 최적용량 탐색과 기존 치료제 대비 유효성 평가에 나설 계획이다.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로, 혈액(혈장)에서 분리·정제돼 의약품으로 활용된다. 통상 간이식 환자의 B형 간염 재발 예방 용도로 쓰이며 GC녹십자의 ‘헤파빅’이 대표적인 국산 제품이다.

헤파빅-진은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을 기존의 혈장이 아닌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것이다. 그동안 GC녹십자가 혈우병 치료제, 헌터증후군 치료제 등의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들이 집약됐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 의약품 개발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에 적용된 성공 사례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평가받는 헤파빅-진에 글로벌 의약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헤파빅-진은 기존의 혈장 유래 제품과 비교해 항체의 순도가 높고, 바이러스 억제 능력도 뛰어나다. 약물 투여시간의 경우 무려 60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은 헤파빅-진의 이 같은 비교우위를 인정해 지난 2013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헤파빅-진의 상용화로 누릴 수 있는 메리트는 이뿐만이 아니다. 혈장 유래 제품의 원료가 되는 특수 혈장의 수입 문제에서 자유로워져 제품 수요에 맞춘 탄력적 생산과 공급이 가능해진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한 제조비용 절감으로 환자의 약값 부담도 낮출 수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헤파빅-진 개발의 궁극적 목표는 환자의 삶과 치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며 “현재 헤파빅-진의 만성 B형 간염 치료 적응증에 대한 개발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철승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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