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이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패킷 교환기’ 상용장비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패킷 교환기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톨게이트처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음성과 데이터 트래픽이 인터넷 망으로 접속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이번 차세대 패킷 교환기는 지난해 11월 SKT가 개발한 테라비트(Tb)급 패킷 처리 가속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기존보다 10배 빠른 처리 속도에 더해 자동으로 서비스별 트래픽 특성을 구분해 인터넷 망에 연결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패킷 교환기의 경우 모든 데이터 트래픽을 특성 구별 없이 일괄 처리했던 반면 차세대 패킷 교환기는 멀티태스킹, 즉 이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해도 각 서비스 트래픽을 개별적으로 처리한다.

덕분에 복수의 서비스에서 동시에 트래픽이 유입될 때 발생하는 병목 현상이 최소화된다. 톨게이트 입구를 승용차, 화물차, 버스 전용으로 구분해 통행 속도를 높이는 원리다.

컨대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웹서핑을 하고, 고용량 영화를 다운로드 받을 경우 패킷 교환기가 자동으로 서비스별 트래픽 성격을 구분해 인터넷 망 연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각 서비스를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차세대 패킷 교환기는 5G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서비스를 한층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장비로 꼽힌다. 5G가 상용화되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같은 새로운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활성화되고 자율주행차 등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를 무선 연결하는 서비스가 필요한데 서비스별 트래픽을 나눠 5G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최대 효율로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T는 관련 생태계 육성을 위해 차세대 패킷 교환기 개발에 활용한 ‘5G 패킷 처리 가속 기술’ 관련 백서를 온라인(developers.sktelecom.com)에 공개했다. 관심 있는 통신장비 업체들은 누구나 이를 응용 장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SKT는 5G 상용화에 앞서 올해 하반기 중 LTE망에 차세대 패킷 교환기를 먼저 상용화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필드테스트도 추진하고 있다.

SKT 박진효 ICT기술원장은 “차세대 패킷 교환기처럼 5G 네트워크 성능을 극대화할 기술 개발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 장비 업체와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승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