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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경영참여,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권 확보가 우선
(사진=국민연금)

[테크홀릭]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은 지난해 10월말까지 마이너스 0.57%를 기록하는 참담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경영권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져 온 기금으로, 연금 경영에 대한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정치권의 외압에 시달리며 본연의 연금 조성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여부와 범위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검토해 보고할 것을 의결했다. 또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의견을 토대로 2월초 한진경영권 행사여부를 매듭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일가가 갑질논란과 각종 혐의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판단하면서 국민연금이 한진오너일가에 대한 경영권 조정을 시도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민연금이 갈 길은 이미 정치권의 논의대로 정해진 것으로 짐작된다. 예상대로라면 국민연금은 조양호 호장과 조원태 사장의 이사연임 반대 및 해임, 신규이사 선임 요구등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경영권 참여의 논리가 부각되면서 제기되어 온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청지기나 집사(steward)처럼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이다. 원래의 정신은 연금 집행 대리인이 경영을 투자한 기업의 경영을 관리 감시하고 기업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으로 2010년 영국이 처음 도입한 아직 검증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최근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현재까지 네덜란드, 캐나다, 스위스, 이탈리아 등 10여개 국가와 일본,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이 운용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의 반대로 시행이 늦춰지다가 2016년 12월 19일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인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공표함으로써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연금의 경영권이 과연 정부나 외부 언론으로부터 독립이 보장되어 있는가 이다. 일부 재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연금 운용의 재벌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목적이 강하고 정치권의 쟁론에서 비켜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연금의 독립성이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눈치나 보고 보수적이고 안일하게 연금을 운영해 왔다.

게다가 국민들이 땀흘려 모아놓은 쌈짓돈을 지렛대로 정권이 기업을 간섭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 주요 재벌 기업들을 목표로 연금 운용의 지렛대를 활용하다가 기업 경영권을 크게 훼손시키는 전력을 만들어 두면 앞으로 어떤 정부도 국민연금을 갖고 기업을 손보는 잘못된 행태를 보일까 걱정된다.

재계는 또 기금운용위원회에 반기업적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는 것은 아닌가 염려하고 있다.

향후의 국민연금 행보에 대해서도 염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깊이 관여할 경우 삼성 롯데 효성 총수 등 재판받은 인물에 대해서도 간섭할 것이 분명하여 기업 경영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이 문제를 짧은 시각으로 살피면 절대 안 될 일이다. 이 문제는 향후 재계와 국민의 엄정한 비판과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자본시장 논리에 의해 운용돼야 한다.

오히려 국민연금은 내부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재무적인 투자자로서 더 열심히 일해 수익을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민연금 불신부터 뿌리 뽑아야

국민연금의 문제는 국민들의 연금 기금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다. 기업 경영에 간섭하기 전에 방만한 기금 운용, 낙하산 인사 등 정부가 자초한 불신의 깊은 뿌리를 먼저 뽑아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 638조 원은 세계 정상권의 막대한 자금이다. 그럼에도 대내외적으로 검증된 금융전문가들이 과연 포진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먼저다. 투자의 전문성과 효과적인 리스크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국민들은 불안하다. 국민연금은 금융 중심에 있어야 하는데 지방이전으로 핵심 인물을 채우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이 모든 것이 좌우 진보 보수의 정치권 책임이다. 국민연금 내부에서 인력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연금 자신들의 문제다.

지난해 10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수익률은 -0.57%로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16.57%, 해외주식 1.64%, 국내채권 3.47%, 해외채권 4.53%, 대체투자 7.57% 등이었다. 수익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연금 운용 인력을 개선하고 제도를 보완하는데 앞장 서야 할 국민연금이 외부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국민연금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연금 자체의 개선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승훈 기자  leesh3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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