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한진그룹이 토종사모펀드 KCGI의 주주 제안권 행사에 현행법상 요구하고 있는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제안을 차단했다. 

한진그룹은 20일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의 주주 제안권 행사는 KCGI가 소수주주이기 때문에 상법 제542조의6에 따라 지분 6개월 보유 특례규정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히며  KCGI가 지분을 보유한지 6개월이 되지 않아서 제안권 행사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상법 제542조의 6은 소수주주가 주주제안 등 권한을 행사하려면 6개월 전부터 계속해서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도록 정하고 있다. 소수주주란 경영권을 가진 지배주주를 제외한 주주를 의미한다.

한진그룹은 "특례 규정은 일반 요건 대비 우선 적용토록 상법에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회사인 한진칼, 한진의 경우 상법 제4장(주식회사) 제363조의2(주주제안권 관련 일반규정)보다 제542조의6(상장사 특례규정) 이 우선 적용된다는 법리다.

KCGI는 강성부 대표가 지난해 8월 설립했다.  KCGI는 현재  한진칼 지분 10.81%, 한진 지분 8.0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보유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정황상 6개월 전에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진그룹 측은 "KCGI가 소수주주권 중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주주제안서 송부 시점 2019년 1월 31일 기준으로 6개월 전인 2018년 7월 31일 이전에 한진칼, ㈜한진 지분을 보유했어야 했다"며 "KCGI가 설립한 그레이스홀딩스 등기 설립일은 2018년 8월 28일로 지분 보유 기간이 6개월 미만임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엘리엇이 제기한 '삼성물산과 제일 모직 합병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및 서울고등 법원은 "상장회사 특례 규정이 존재하는경우,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특례 규정만 적용되고 일반 규정은 적용이 배제된다"며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법원은 “주식 거래가 용이한 상장회사에서는 주식을 취득해 바로 소수 주주권을 행사하고 다시 이를 처분하는 식으로 소수주주권이 악용될 우려가 있어 비상장회사와 달리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에 보유 기간 요건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한진그룹은 "KCGI 주주제안은 이사회에 상정해 법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의 주장에 대해 KCGI측은 '6개월 보유'는 필수 요건이 아니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leesh3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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