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요청이 강화되자 경영계에서는 이에 걸맞게 현재 세계최고 수준인 상속세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4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경영계 의견을 통해 "동 개정안은 가업상속공제의 사후관리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축소하고 중소기업의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는 등 다소 개선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기업인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기업 경영의 영속성 제고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상속세 부담 완화가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서 상속세율 인하,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가업 상속공제제도 요건 완화 및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총은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을 50%에서 25%로 인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들은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이 50%로 높을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개정안 할증률 20%)도 추가된다"며 "이에 따라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은 OECD 36개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우리나라 상속·증여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대로 낮지만 기업인들의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크게 저해하는 부작용이 큼에도 불구하고 제도 개편이 지연되고 있다"며 "반면 세계 각국은 기업 경영의 영속성 보호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속세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비해왔으며, 특히 직계비속에게 더 낮은 세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총은 "기업 상속을 단순한 '부의 세습'으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승계 시 다른 국가들보다 불리한 상속세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총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인하된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평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실질과세 원칙에 위배되며, 상장주식의 중복 가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아닌 지분율 50%미만 주식을 보유한 기업인의 경우에는 법 개정 전후 할증률이 20%로 동일해 개정안의 실효성이 미흡하므로 중소기업 이외 기업에 대한 할증평가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은 가업상속공제제도 요건 완화 및 확대도 요구했다. 이들은 "개정안을 적용해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보다 기업승계 시 공제제도의 요건이 까다로워 제도 실효성이 낮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에 상속후 의무경영기간 5년으로 축소, 고용의무 완화(정규직 100%→ 임금총액 100%), 전체 기업으로 대상 확대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원활한 기업승계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올 정기국회 상속세제 논의 시에도 적극적으로 이와 같은 경영계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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