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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료 인상 전초전 벌이나?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 미칠 설익은 정책 마땅히 고쳐야

[테크홀릭] 한국전력이 모든 전기료 할인혜택 폐지를 추진하면서 정부 에너지 정책에서 심각한 엇박자를 내고 있어 재계의 염려를 사고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정책에 따라 도입된 1조1000억 원대의 각종 전기료 특례 할인을 모두 폐지하고, 전기요금의 원가를 공개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특례할인은 도입하지 않고, 현재 진행 중인 한시적 특례도 모두 일몰시키겠다"면서 전기 용도별 원가도 공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김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료는 70%, 농업용은 30%, 산업용은 거의 원가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한전의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 사장의 불만의 원인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경영부담을 결국 이기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당연히 다음 수순은 전기료 인상이다. 국민부담 증가에 따른 논란이 심각해지고 원인제공에 대한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는 지난주 한전의 자체 신용도를 'BBB'에서 'BBB-'로 하향시켰는데 이것은 투자 적격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전의 수익성 저하에 따른 재무부담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김 사장이 급해진 이유 중의 하나다.

1조 1천 억 원대의 전기료 할인이 사라지면 실제적인 전기료 인상이 된다. 할인 혜택이 없어지면 당장 주택용 절전할인과 여름철 누진제 할인이 없어진다. 전국 ·중·고교와 주요 기간 산업체와 전통시장에 대한 전기료 인하 혜택도 없어질 수 있다. 여기에다 기초수급자 및 저소득층에게 주어지던 혜택도 없어질 수 있다.
이밖에도 산업용 전기 인하 혜택으로 인해 에너지저장장치 충전소, 신재생에너지기관, 전기차 충전기, 미곡처리장 등에도 전기료를 인하해 왔는데 이에 대한 혜택이 축소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산업 전반에 걸친 원가 인상의 원인이 제공될 수 있다.
일례로 철강 석유 케미컬 업종이 큰 시련을 맞을 수 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이들 업계는 직격탄을 맞는다. 특히 철강업계에서는 특히 전기로를 주로 쓰는 업체들에게 타격이 클 전망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전기를 많이 쓰는 곳이다. 철강 수출도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
학교에도 비상이 걸릴 것이다. 학교 전기료를 할인받지 못하면 여름에 에어컨 한 번 제대로 돌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학생 건강 문제로 비화될 것이고 전국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게 될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시안을 들고 나왔다. 가뜩이나 퍽퍽한 예산에 전기료 문제가 겹치면 감당이 어려워질 것은 분명한 일이다.

정부 부처 딴 목소리 딴청

정부는 당장 김사장의 발언을 축소 변명하는 분위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먼저 나섰다.
“한전이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에 대한 폐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국전력 사장이 언급한 요금체제 개편을 협의한 바 없다는 변명이다. 정부 부처 내부적으로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당 내부에선 불편해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김 사장이 먼저 발표한 것 때문일 것이다.

정부 발표를 의심하는 야권에선 이것 또한 내년 초나 중반에 전기료 인상을 시도하려는 준비의 하나이며 여론을 떠 보는 맛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측이 속으로 불편해 하는 이유는 딴 곳에 있다. 탈원전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국내 원전수를 줄여가려는 방침에 국민 저항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이 적자를 보고 그 적자를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폭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전공대 설립과 주주 소송 문제, 향후 법적 책임 누가 질지...

전국 대학이 수요자가 줄어들고 있어 학생 정원을 매년 크게 줄여가고 있는데 정부와 한전은 1조6000억 원짜리 한전공대 설립을 밀어붙이고 있다. 문 대통령의 호남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5년 내 대학 4분의 1이 문 닫을 지경인데 무슨 정부 정책이 이렇게 갈팡질팡인지.
전국에 있는 에너지학과와 졸업생들이 다 들고 일어나 한전공대 설립을 비판하고 있는데 정부 나홀로 1조6천 억원짜리 한전공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고도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하니 국민들이 이 주장을 믿을 것인가.
이 문제는 소송감이다. 정권이 바뀌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소지가 있다.

더 큰 직접적인 문제는 주주들의 잇단 볼멘소리다.
한전 소액주주들은 김 사장을 배임죄로 이미 일부 소송을 제기했고 향후 더 큰 소송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야당의 반대는 더 하다. 명분없는 한전공대 설립을 강행하면 더 큰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한전의 비용 상승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올 상반기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 비중에서 5.8%에 불과한데 신재생 에너지의 전력 구입비는 전체 전력 구입비의 9.9%를 차지하는 엇박자 정책이 문제다.
정부와 청와대가 이런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성급하게 탈원전이니 신재생 에너지니 하면서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니 각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재계는 탈원전을 계속하는 한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특히 산업계에서 피해가 속출하게 될 것이고 결국 이는 원가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의 현명한 대처와 정책 기조 변경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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