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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데이터를 입힌 맞춤 경영으로 2분기 깜짝 실적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소비자 개개인 취향까지 살피는 세심한 설계 돋보여

[테크홀릭] 지금은 패션 기호 취미 식성까지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소비자들로 원하는 것도 제각각이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집콕에다 비대면 방식의 삶에 저마다 적응하고 있다.

이렇게 천차만별의 다양한 취향을 데이터로 살펴 이를 맞춤경영으로 체화한 백색가전의 선두주자 LG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선방해, 업계의 부러움까지 사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올 2분기 매출 12조8340억 원, 영업이익 4931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LG전자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코로나19의 혹독한 터널을 지난 것 치고는 괘 괜찮은 실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15조 6292억 원)은 17.9% 감소했고, 영업이익(6523억 원)은 24.4% 줄었으며 직전 분기인 1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54.8%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는 중권가의 일관된 평가를 받을 만큼 선방한 것이 사실이었다. 매출보다 특히 영업이익이 잘 해야 4000억 원 수준일 것이라던 전망을 보기 좋게 뚫고 거의 5000억 원 수준을 달성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LG전자는 미국·유럽 등지에서의 온라인 판매 호조와 건강·위생 관련 가전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소비자 취향을 제품 설계에 철저히 반영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성공을 거둔 배경에 소비자 개인의 취향까지 살피는 데이터 맞춤 경영을 도입한 구광모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예상외 실적 달성은 생활가전(H&A)과 TV(HE) 덕분으로, 특히 가전의 경우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춘 신제품들이 모조리 히트를 기록, 구매 결정권을 가진 주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구 회장은 LG의 고객 가치는 고객의 삶을 바꾸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LG만의 고객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는 전제가 아주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세상의 변화에 늘 깨어,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고, 익숙한 관성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혁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자”

그 같은 도전의식이 현장에서 고객 친화형 데이터 경영이라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소비자 취향을 빅데이터로 살펴 주부들의 생각과 반응하는 뇌파와 사용시간까지 살피는 세심함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출시한 LG 트롬 워시타워의 경우를 보면 제품 높이와 버튼 위치 하나하나까지 세심한 신경을 썼다. 사용습관 데이터에 따르면 여성들이 건조기를 쓸 때마다 발 받침대에 올라가는 소비자가 많았다. LG전자가 워시타워의 높이를 기존 동급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설치한 것보다 87㎜가량 낮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버튼 조작을 쉽게 하도록 제품 중앙에 배치했고 상단 건조기 도어 중심부는 어깨 부근에 위치하도록 설계했다. 도어 우측 상단과 하단에 모두 손잡이를 단 것도 키가 작은 소비자를 배려한 변화다.

구매 결정권을 가진 주부들은 단순히 멋있거나 새롭다고 제품을 바꾸지는 않는다. 전에 없던 친 소비자형 제품이거나 쓰고 열고 닦는 순간마다 몸에 착착 감기는 뭔가의, 편리하고 친숙함이 있어야 한다.

가전 설계팀은 주부가 불편함을 느끼는지 아닌지를 빅데이터로 살펴보면 알게 된다고 말한다.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현실 제품에서 개선해 만족시키는 데이터 맞춤 경영방식이 LG전자로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LG전자는 2011년 세계 최초로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를 내놓으면서 백색가전의 전쟁을 불러 일으켰다. 2016년 말 선보인 건조기도 마찬가지. 전에 없던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새로운 시장과 제품에 소비자들이 시선을 뺏긴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0만 대 의류 건조기 시장에서 시장 선두에 LG전자가 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LG전자 프리미엄 냉장고가 유럽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주방이 좁은 가옥 구조에 에너지 규제가 상대적으로 엄격하다. 당연히 공간 활용도가 높고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가전이 졸은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냉장고가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배경이다.

말로만이 아니다. 프랑스 IT 매거진 '레뉴메리끄(Les Numeriques)'는 최근 냉장고 성능평가에서 LG전자의 384L(리터)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모델명 GBB92STAXP)에 테스트 제품 중 유일하게 최고 점수인 별 5개를 부여했다. 이 냉장고는 사용편의성, 냉동능력, 소비전력 등 주요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포스트코로나, 혁신만이 살 길이다

그러나 혼자만의 기술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할 수 없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LG가 혼자 생각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자사 경영진과 글로벌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조직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페이팔, 시스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정회원으로 참여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적도 아군도 없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온라인 글로벌 화상회의를 갖기로 하고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일평 사장이 카운실 의장 역할을 맡았다. 정회원은 12명. LG전자의 제안을 수용한 글로벌 기업 경영진으로 구성됐다.

글로벌 결제서비스 기업 페이팔의 CTO인 스리 시바난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AWS의 클라우드 아키텍처 전략담당인 아드리안 콕크로프트 부사장,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시스코의 킵 콤튼 클라우드 플랫폼·솔루션 그룹 부사장 등의 거물들이 참여한다. 지능형 로봇 스타트업 로버스트AI의 로드니 브룩스 CTO, 하이파이 오디오 전문 업체 매킨토시그룹의 제프 포지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참했다.

여기서 뭐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혁신과 신기술이 적용된 신제품들이 선보이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홍콩 최대 번화가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에 LG 올레드 TV 대형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광고판은 농구장보다 넓다. 가로 66미터, 세로 8.6미터 크기로,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스케일이다.

코즈웨이베이는 쇼핑몰, 백화점 등이 모여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LG전자는 최근 LG 올레드 갤러리 TV 출시에 맞춰 대형 옥외광고를 설치했으며 갤러리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미 美 리뷰 전문 매거진 '기어패트롤(Gear Patrol)'은 2020년 가장 아름다운 제품 10종 가운데 하나로 LG 올레드 갤러리 TV를 꼽았다. 이 매체는 "소비자가 TV에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면, 그 제품은 굉장히 아름답고 화질도 완벽해야 하는데 LG 올레드 TV가 거의 모든 것을 충족한다"고 호평했다.

또 英 유력 AV 매체 '왓하이파이(What Hi-FI?)'는 올해 최고의 돌비비전 TV 가운데 하나로 LG 올레드 갤러리 TV를 꼽으며 구매해야 할 이유로 '자연스러운 이미지', '훌륭한 모션과 블랙 표현', '아름다운 디자인'을 강조했다.

이 같은 끊임없는 노력을 투자자들은 기억한다. 증권가에선 LG전자의 하반기 영업 전망을 좋게 봤다.

15일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79%(4100원) 올라 7만4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가 끊임없이 위협하는 가전 시장에서 LG전자에 그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는 말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LG전자의 주식을 111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가전 유통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양분된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LG전자의 고객 친화형 마케팅과 데이터 적용 기술력이 경쟁사들에 비해 승승장구하는 비결”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객의 취향을 세심하게 살피는 데이터 경영자 구광모 스타일이 어디까지 발전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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