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최근들어 시민단체의 반발로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의 사실상 운영사인 부산시와 운영대행사인 KT가 흔들리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백전'은 출시 1년만에 가입자 87만명, 누적 발행 1조2000억원을 기록한 부산 지역화폐로 부산시의 운영대행사 재선정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가 몇몇 문제를 들어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사 청구까지 예고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와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11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부산의 지역화폐 정책이 부산시의 사업에 대한 낮은 이해와 의지로 인해 온전하지 못한 시스템으로 시작됐다"며 "이를 담당하고 있는 KT는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협력사항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지역화폐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시가 지역화폐 정책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운영대행사 선정을 강행한다면 지역화폐 운영대행사 선정, 운영, 평가 등 동백전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감사 청구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같은 이의 제기에 대해 부산시는 ▲지역화폐 동백전 애플리케이션에서 운영대행사가 수행하는 기능은 충전뿐이며, 결제는 매입-승인-정산 중 매입만 제휴카드사가 담당하고, 승인과 정산 등 실질적 핵심은 운영대행사가 수행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한 지역 상품몰은 당초 계약대로 시의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운영대행사가 구축 중이며, 12월 초 완료할 계획이다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에 지급하는 운영 수수료 요율은 당초 1.155%에서 약 0.7%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였으며 다른 광역지자체의 운영수수료(서울·경남1.65%, 대전 약 0.7%, 울산 1.2% 등) 요율을 고려할 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인천시가 운영하는 지역화폐 ‘인천e음’ 운영수수료의 경우 10억 원 미만으로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플랫폼을 시가 도입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운영대행사는 카드사와 매입대행 계약을 체결하여 소상공인 결제수수료를 자가 수익화하는 카드 수수료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형태이므로 장기적으로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방식이라고 답변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시 전역 캐시백에 구·군 캐시백을 추가 제공하는 구·군 중층구조 시스템도 이미 지난 2월에 도입을 완료하여 지난달 27일 개최된 중간 보고회에서 연제구 내 가맹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도 이루어졌으며 결제 데이터는 시가 빅데이터 정책에 활용하기 위하여 모두 제공하기로 계약되어 있고, 상반기분은 이미 빅데이터 관련 부서에 제공해 현재 분석 및 활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산시는 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기능을 집중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가맹점이 1~10% 추가할인을 제공하고,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차별화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상생 플러스 가맹점 서비스’도 지난 5일부터 운영 중이며 시민들이 동백전 이용 시 할인이 누락되지 않도록 운영대행사와 밀착 관리하고, 12월 초부터는 관광객을 위한 무기명 선불카드도 부산은행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 역시 시민단체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인 지역상품몰 구축을 하지 않은 점이나 썸패스 연동 등의 문제에 대해 지난 10일 지역상품몰(동백몰)을 조성하고 썸패스 연동 등 2개 과정을 운영대행 기간 내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시기적 지연이 불가피했던 지역상품몰(동백몰)은 KT와 부산시가 협업을 통해 지난달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며, KT와 부산시는 12월 중 온라인몰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KT는 부산은행 썸패스 가맹점에 QR결제 플랫폼을 연동하고, 가맹점에 QR키트를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와 부산시의 답변은 이루어졌지만 문제가 봉합되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시민단체가 원하는 부분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실상 부산참여연대 및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가 원하는 것은 '동백전'을 현재 체크카드 기반이 아닌 선불충전형 IC카드로 바꿔야 한다 것이다. 이유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체크카드 사용 기반은 확산이 더디고 사용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지역화폐 방식은 크게 선불카드, 체크카드 두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모든 방식이 마찬가지겠지만 선불카드난 체크카드 모두 장·단점이 있어 한 가지만을 고집하기는 어렵다.

현재 '동백전'은 체크카드 방식으로 종이 화폐가 아닌 체크카드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QR 결제'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결제 금액 등이 다음날 통장으로 바로 정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선불카드 방식은 계좌를 플랫폼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리스크 문제에서 단점이 발생하기 쉽다. 즉 현재 '동백전'의 체크카드 방식은 계좌관리를 금융사에서 하기 때문에 도산 등 리스크 관리에 있어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선불카드는 도산할 경우 지역화폐 사업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민단체 등이 이러한 점들을 면밀히 따져 보거나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근거 없이 문제 제기를 위한 문제 제기로 '동백전' 운영 방식을 무조건 선불카드식으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동백전' 가입자가 급증한데 따른 수수료 지출과 예산 부족, 시민단체의 반발로 '동백전' 사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지역화폐는 지역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효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지역화폐 운영에 따른 모든 수혜는 지역민, 나아가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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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순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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