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롯데그룹의 전·현직 부회장과 그룹 핵심 임원들이 잇달아 빈소를 방문하며 범롯데가의 예를 다하고 있어 2세 경영이 본격 궤도에 오른 범롯데가(家)의 화해가 이루어질 지 주목된다. 사촌지간인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은 일본에 체류중이라 귀국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자가 격리에 들어가 장례 참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 역시 "코로나19 상황으로 장례식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롯데가(家)에서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이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다. 신 이사장은 장례 첫날인 27일 오후 4시15분경 빈소에 들러 작은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추도했다. 신 전 이사장은 방명록을 작성하지 않고 조용히 조문했다.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은 장례 첫날 빈소가 마련되기도 전 이른 시간 장례식장을 찾았다. 장례 이튿날에는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도 빈소를 직접 방문해 고인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송 부회장은 전날에 이어 장례 셋째날에도 빈소를 찾았다.

신 회장은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롯데의 창업을 함께 일궜지만 신 회장이 라면 사업 진출 선언하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당시 라면사업이 '시기상조'라며 신 회장을 만류했으나 1965년 한국으로 돌아온 신 회장은 자본금 500만원으로 롯데공업을 창립해 롯데라면을 출시했다.

이에 신격호 회장이 "롯데라는 사명을 쓰지말라"고 해 신춘호 회장은 1978년 롯데공업 사명을 '농심'으로 변경하고 선친 제사도 따로 치를 정도로 수십 년간 형과 왕래를 끊었다.

이후 지난해 1월 신격호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당시 롯데와 농심 관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지에 관심이 쏠렸으나 신춘호 회장은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장례 일정 동안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를 지켰다.

재계와 식품업계에선 신 회장이 영면하면서 2세 경영이 본격화 된 만큼 식품과 유통업계 1위인 두 그룹이 협업에 나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오전 3시38분 향년 92세로 별세한 신 회장 장례 사흘째인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는 재계와 금융계 인사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은 이틀 연속 조문했으며, 막내사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사흘째 빈소를 지켰다. 농심그룹은 창업주인 고인을 기리기 위해 4일간 '농심그룹 회사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발인은 30일 오전 5시며 한남동 자택에서 노제를 모신 뒤 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영결식을 가질 예정이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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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뉴스 갈무리)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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