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삼성전자가 1분기에 반도체 부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모바일)과 프리미엄 TV·가전 등이 선전하면서 9조3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도 65조원을 돌파하며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를 달성했고, 연구개발비로 분기 사상 가장 많은 5조4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5조3천885억원, 영업이익 9조3천829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동기(매출 약 52조4천억원, 영업이익 6조2천300억원) 대비 매출은 18.19%, 영업이익은 45.53% 각각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로 영업이익은 9조원 미만을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고,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66조9천600억원)에 맞먹는다. 이러한 결과는 기대했던 반도체가 저조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등 사회적 변화로 스마트폰과 TV·가전 등이 호실적을 견인한 때문으로 판단된다.

모바일(IM) 부문은 매출 29조1천억원, 영업이익 4조3천900억원으로 부문별 최대 실적을 냈다. 당초 3월에서 1월로 출시 시기를 앞당긴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1과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가 큰 역할을 했다.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에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서 지난해 S20의 부진을 만회했다. 수익성이 뛰어난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제품과 코로나19 집콕 수요 덕에 노트북 판매도 호조를 보이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IM부문의 네트워크 사업은 북미,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 등 소비자 가전(CE) 부문도 힘을 보탰다. 이른바 코로나19 수요 덕에 매출 12조9천900억원, 영업이익 1조1천20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둘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반도체의 경우 매출 19조100억원으로 양호했으나 영업이익이 3조3천700억원에 그쳐 지난해 1분기(4조1천200억원)는 물론 환율(원화 강세) 영향이 컸던 작년 4분기(3조8천500억원) 수준에도 못미쳤다.

D램은 서버·중국 5G 스마트폰·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공급이 증가하면서 양호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 손익이 악화됐다. 특히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오스틴 공장의 '셧다운' 돼 파운드리에서 모바일 DDI(Display Driver IC)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은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평택 P2라인 등 극자외선(EUV) 등 공정 개선 투자비용도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매출 6조9천200억원, 영업이익 3천6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어려움 속에서도 1분기에 9조7천억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 반도체가 8조5천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5조4천400억원을 집행했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해 1분기 5조3천600억원이었다.

업계와 증권가는 D램 가격 상승세가 반영되고,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 전환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올해 2분기부터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서버와 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늘고 하반기부터는 각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CPU 출시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스마트폰은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없고 최근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으로 일부 공급 차질이 발생해 1분기보다 수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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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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