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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형 리더십 최태원 회장의 SK그룹,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재편에 박차

[테크홀릭]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때를 아는 리더로 통한다. 언제 투자할지 언제 빠져야 할지를 동물적 감각으로 알아차린다는 평가도 받을 정도다. 트렌드에 맞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새롭게 세워야 할 때는 순식간에 사업을 정립한다. 최근 수년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앞세워 선제적 투자를 계속해 온 이 그룹은 최첨단에 ESG를 근간으로 한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4대 영역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정 부문은 도약 단계에 들어섰다.

당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유럽과 미국이 앞장서고 있는 환경 그린 분야다. 이에 적극적으로 발맞추고 앞장 서 나가기 위해 그룹 내 SK이노베이션은 맨 먼저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탄소(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이 회사가 가장 먼저 시동을 걸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일 이 같은 내용의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공개했다. 넷제로net zero는 배출하는 탄소량과 제거하는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배출원이 배출한 만큼을 흡수원이 다시 흡수하도록 해 실질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탄소중립(carbon neutralization)'이라고도 부른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넷제로’ 추진 계획을 특별 보고서 형태로 구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예상된다.

이미 국제사회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5월 발표한 '넷제로·탄소중립 에너지 로드맵 보고서'로 인해 각국의 이행 시기 목표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환경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해결사 역할을 감당한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 활용, 신재생에너지 확대, 배터리 및 분리막 사업 확대 등을 통해 2050년 이전까지 탄소배출량을 100% 감축할 계획이다. ​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기준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과 간접 배출량 1243만t을 2025년까지 25% 줄이고, 2030년에는 50%를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나아가 2050년 이전까지 100%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태원 회장은 그럼에도 이러한 그룹의 사업 전개 방식에 대해 설명할 때, 성장과 효율만을 추구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분명히 못 박아 강조한다.

그리고 막연한 선언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정량화하여 그룹 전체가 지표로 활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총수가 앞장서니 각사는 눈치 볼 것 없이 발빠르게 이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2025년까지 각 분야 글로벌 정상을 목표로 비전 제시

투자자들은 SK그룹의 성징 전략 가운데 주목하는 것으로 우선 4대 영역에서 디지털 분야를 제외하고 6.4조원 수준의 EBITDA 창출 계획을 꼽는다. EBITDA는 '세전·이자지급 전 이익' 혹은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즉, 이자비용(Interest), 세금(Tax), 감가상각비용(Depreciation & Amortization)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 가리킨다.

이 때문에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준다. 따라서 EBITDA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실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된다.

투자자가 SK그룹이 명실상부한 성장을 적극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주목하는 것이 이 수치의 증가 때문이다.

이를 위해 46조원 정도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미 반도체 분야는 M&A와 JV협력 기반으로 2025년까지 글로벌 1위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 도약이 목표다. 종합소재라는 목표를 내건 것은 소부장 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포함한 것이다. 특히 조인트 벤처 협력 방식은 소부장 각 협력사의 강점을 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그룹 외에서는 롯데·SK 수소충전소 사업, 생산·공급·유통 합작사를 세우고 포드 전기차 타는 SK이노베이션이 탄생하는 것, 6조짜리 '배터리 동맹' 맺는 일 등이 다 이에 해당한다.

배터리는 다소 간의 골곡이 있었지만 모든 문제를 털어버리고 이제 전진할 일만 남았다. 특히 첨단소재 중 배터리 분야에서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바이오는 상대적으로 늘 강세를 보여 온 사업이다. 바이오는 신약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CDMO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대체불가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계속 지켜나갈 방침이다. CDMO란 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과 위탁개발(CDO·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세포주를 받아서 생산하면 CMO, DNA를 받아서 세포주를 만든 후 생산까지 하면 CDO다. 이 둘을 함께 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생산기지가 되려는 것이다.

그린(수소) 분야에서는 수소 밸류체인 조기 구축, 수소 경제 TOP ICON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 세계 시장은 돌풍이라는 말로 표현될 만큼 미친 듯이 변화하고 있다. 이미 세계정부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에너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도 정부와 협력하면서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고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

수소 시장에서 시장 선도주자 역할 감당할 터

지난해 12월 SK 수소 사업 추진단은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수소를 공급할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SK E&S는 인천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3만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 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한 뒤 수도권에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2단계에서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Carbon Free) 25만 톤을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 글로벌 1위의 친환경 수소 기업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SK E&S는 2025년까지 약 5.3조원을 투자해 천연가스(LNG)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청정 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하고, CCUS(이산화탄소 포집·처리)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수소 25만 톤을 생산·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2단계 전략까지 달성한다면 SK는 연간 총 28만 톤의 수소를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된다.

장기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으로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 수소’ 생산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SK는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운영해 연간 8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약 400메가와트(MW)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연간 20만 톤의 수소를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K주유소를 전국망으로 완성했던 것 이상으로 수소공급체인망을 전국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중과 선택의 최태원 회장-재원 마련 튼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는 46조원 이상이 필요한데 우선 당장 16조원 정도는 탄소 의존 사업을 정리하면서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감한 매각사업으로 통해 얻어낼 계획이다.

또 비상장 자회사들의 IPO 매각도 계획하고 있고 외부 펀딩도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 최태원 회장은 조 단위를 넘어서는 선택과 집중으로 자금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SK텔레콤이 그토록 아끼던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지난 1월 신세계 이마트에 1353억 원 받고 팔아치운 것이 놀라운 결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SK㈜가 지난 2월 SK바이오팜 주식 860만주를 매도해 1조1163억 원을 확보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회사다.

SK이노베이션이 3월 초에 북미 광구 자산을 매각했고 SK이노베이션이 4월 말 윤활유 부문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약 1조1000억 원에 매각했다. 매월 놀라운 매각으로 조 단위의 자금을 모은 것이다.

또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 1조 3천억 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

하반기에는 SK리츠(SK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도 코스피에 상장한다. 투자자가 주목하는 이 사는 SK서린빌딩, SK 주유소 등 SK그룹의 주요 부동산 등 초기 자산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부 분사 및 분할 재상장 계획을 공개해 놓고 있다.

우리 재계에서 구경하기 힘든 그린본드 발행계획도 나왔다.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는 올 1월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는데 이 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마부형리더십으로 무장

재계는 최태원의 마부형 리더십이라는 말로 이 모든 것을 요약한다. 그의 과감성, 특히 선택과 집중의 능력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전진하는 타입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신속하게 조정해 사업 방향을 확실히 선보이고 각사 경영진을 직접 마부처럼 이끌고 나간다는 것이다. 마부형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영자는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을 제일 두려워하는 법이다. 그런데 최 회장은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 한 다음 각사 사장단을 설득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최대 강점인 메모리 사업에 NAND나 파운드리 사업을 추가하는 것이 그 예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정유업에서 탈피, 배터리 사업 비중을 신속하게 높인 것이나 SKT의 놀라운 변신, 그룹 각 사업에 AI 적용 등이 모둔 최 회장의 결심으로 인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의사결정일수록 직접 하지 않고 분신시켜서 모두가 공감하는 경영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및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이 곧 그것이다. 오너 몇 사람의 역량에 의존하기보다 전문 경영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모아 결정하자는 것이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생각인 셈이다.

이로써 SK가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게 됐으며 SK이노베이션과 SKC는 화석에너지업체에서 배터리 셀 및 소재업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한편 SK그룹은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과 펜싱 등을 20여 년간 지원해 왔는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08년 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434억 원을 들여 SK핸드볼 전용경기장을 건립한 것은 물론 유소년 육성을 위한 핸드볼발전재단 설립 등 13년 동안 1000억 원 통 큰 투자를 해 온 점으로 볼 때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기능도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계 원로들은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재계 경영자 그룹의 장자로서 맏형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고 모범적 역할을 도맡아 있다고 칭찬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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