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산업·경제 기업
역시 삼성 이재용! 오너십 빛난 미 본토 투자전략

[테크홀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면서 이번 일정에서 이 부회장의 존재가 유난히 드러난 경영 투어였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 문제를 완전히 매듭짓고 돌아왔다. 미중 반도체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우방들의 반도체 기업 단속과 협력 및 투자 요청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안개 속에 있던 미국 제 2파운드 공장 투자 문제를 깨끗하게 매듭지어 탁월한 오너십을 보여주고 돌아온 것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미 본토에서 반도체 삼국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물론 대만 한국 미국이다. 이번에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 확정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초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대로,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에 세우는 신규 라인은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 목표로 가동될 예정이며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만 역대급인 170억 달러에 달한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이 라인에서는 5G, 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된다.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주지사 트위터) 제공)

이 공장에 대한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결심하면서 곧바로 진행될 수 있었다.

테일러시에 마련되는 약 150만평의 신규 부지는 오스틴 사업장과 불과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기존 사업장 인근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테일러시 부지는 공장과 도로 등을 포함한 전체 부지 규모가 500만㎡(약 150만평)로 오스틴 공장보다 4배가량 넓다. 오스틴 공장 투자를 만지작거렸지만 이번에 확실하게 정리되었다.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 기반이다. 따라서 이 공장은 IT 기기용 전력반도체와 통신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기로 했다.

테일러 공장은 5G, HPC(고성능 컴퓨팅),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한다. 이분화 공정이다. 테일러시 부지에서 오스틴 공장까지가 멀지 않아 유기적인 협력도 얼마든지 가능한 거리다. 이 부회장은 출장에서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만나 협력을 구하면서 투자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가 완공되면 태평양을 건너 화성-평택-오스틴, 테일러를 잇는 파운드리 생산로드가 구축된다. 한국의 반도체 위상 강화는 물론이고 추격자와 앞선 자에 대한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실 파운드리 공장은 대만의 TSMC가 앞장 서 왔다. TSMC는 이미 120억 달러(약 14조2000억원)를 들여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TSMC는 삼성이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가장 앞서 가면서 파운드리 시장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데다 기술력도 한발 앞서 있다. 게다가 뒤늦게 뛰어든 애플과도 협력 전선을 강화하고 있는 태세다.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같은 상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3년부터 TSMC의 4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자체 5G 모뎀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애플은 2019년 인텔로부터 스마트폰용 모뎀칩 사업을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인수하며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삼성전자에게 올 수도 있는 일을 대만이 가로채고 있는 상황이다.

이 보도를 보면 TSMC는 현재 5나노 공정을 적용해 애플의 새로운 5G 모뎀 칩을 테스트하고 있고 앞으로 양산을 위해 4나노 공정 기술을 채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아이폰용 모뎀칩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모뎀 칩은 통화 품질 및 데이터 전송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통적인 강자 인텔도 미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200억 달러(약 24조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2개 지을 예정이다.

미 본토에서 벌어지는 파운드리 삼국 전쟁

바야흐로 미국 본토에서 파운드리 글로벌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순위로는 TSMC, 삼성전자, 인텔의 삼파전이 되겠지만 쫓는 자도 치열하고 앞서 가는 자는 더 빠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려면 TSMC와 인텔 사이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자 경쟁에 나서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각각 52.9%와 17.3%이다. 대단한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사서 이번 투자를 조속히 마무리 지은 것은 이를 위해서다.

TSMC의 확장과 인텔의 공격 사이에서 퀄컴과 구글, 테슬라, 엔비디아 등 고객사가 즐비한 미국 공장에 추가 증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 양산 목표 시기는 2024년 하반기로 TSMC의 공장 완공 시기와도 맞물린다. 재빠른 이 부회장의 결정으로 자칫 늦어질 뻔 한 투자 결정이 적기에 마무리되자 내부에서도 한숨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백신 반도체 고용불안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백신과 반도체, 고용 불안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내는 집중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고용을 늘려가는 데 일등 공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꼭 해내겠다"고 말했는데 이번에 미 본토 투자를 확정지음으로써 이 약속을 지키게 됐다.

미 정부도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미 정부는 연일 "땡큐 삼성!"이다.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가 삼성전자의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최종 확정되자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삼성, 텍사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exas, Samsung!) "땡큐 삼성"이라며 크게 환영했고 백악관도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공급망을 보호하는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반겼다.

그는 "삼성이 텍사스에 새로운 반도체 시설을 건설해 우리의 공급망을 보호하고 제조 기반을 활성화하며,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 DS미주총괄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만나 "단순추격이나 격차 벌리기로는 안 된다"며 "가보지 못한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번 북미 일정에서 신성장동력이 AI·메타버스 등 차세대 소프트웨어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살펴본 것으로 확인된다. 첫 일정이 캐나다 토론토의 삼성 AI센터였고 지난 22일(현지시간)에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를 만나 AI를 비롯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등 ICT 분야의 다양한 공조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최근까지 10여년간 스마트폰 사업에서 오랫동안 협력 관계였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구글은 시스템반도체로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애플에 대한 안드로이드 공동전선일 수도 있다.

IT업계에서는 구글이 자체 설계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올 연말 생산 예정인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6’에 탑재하기로 한 가운데 삼성전자에 칩 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시스템 반도체, AI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가면서 두 회사는 안드로이드 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치고 나가는 애플에 대하 강력한 방어전선인 셈이다.

재계 원로들은 이재용 부회장을 사법 리스크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이 한국 IT 산업의 위상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투자 행보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났다.(사진=삼성전자)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추천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재미있는 테크월드 세상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