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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신성장부문 자동차전장, AI, 바이오 쾌속 항진

[테크홀릭] LG그룹의 각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그룹의 기존 사업도 팽팽 돌아가고 있다. 구광모 회장으로서는 취임 후 가장 안정적인 경영 스탭을 밟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평온하고 고성장 스탠스를 확실히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뭔가 정중동(靜中動)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각사가 따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여 눈에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뭔가 지면이 흔들리는 격변의 예고편이 곧 나올 듯하다.

그 하나의 축은 자동차 사업 확장설이다. 애플카가 공식 폐기되면서 LG그룹의 자동차 사업 진출이 물 건너갔다고들 했는데 이 무슨 이야기일까? 비로 벤츠의 협업 진척이다.

20년 신뢰 바탕... 벤츠와 심층 협업하나?

언론사는 늘 사람과 돈의 흐름을 추적해 기사를 쓰고 요즘은 SNS에서 이런 흐름을 찾곤 한다. 그 레이더에 LG그룹 경영진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 등이 갑자기 합을 맞춰 독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곧바로 LG 전장 관련 경영진이 주축임을 알 수 있다. 방문 장소는 독일 진뎅핑겐이다. 진델핑겐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위치한 도시로 면적은 인구 칠만 명이 못되는 작은 관광도시이자 자동차 산업, 정보 산업의 중심 도시이다. 이곳이 자동차 산업과 깊은 연관을 맺은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벤츠의 스마트공장 '팩토리56(Factory56)'가 있는 곳이며 슈투트가르트에서 15km밖에 안 떨어진 곳이라는 점이다.

슈트트가르트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분데스리가 축구팀 VfB 슈투트가르트를 생각하지만 사실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독일 최고의 자동차 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의 본사가 이 곳에 있어서이다.

그만큼 글로벌 자동차 전문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곳이다. 게다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이 이들의 방문을 자신의 SNS에 올린 것 때문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

올라 회장은 SNS에서 “"이번 주 LG그룹 팀이 진델핑겐(Sindelfingen)을 방문해 자동차 산업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벤츠의 스마트공장 '팩토리56(Factory56)'은 워낙 유명한 곳이다.

지난 2020년 9월 이미 생산을 시작한 이 공장은 벤츠 제품 중에서도 최고 고급 모델인 S클래스와 마이바흐 S클래스, 최고급 전기차 모델인 EQS 등을 생산하는 벤츠의 본산이다.

특히 최첨단 기술이 모조리 투입돼 컨베이어 벨트 하나도 없고 반도체 회사에서나 보던 무인 로봇이 모든 부품을 운송한다. 한 마디로 디지털의 총합이자 청정공장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사실 LG그룹은 벤츠와 디스플레이 등 각양 각색의 부품 분야에서 20년 넘게 기술 혁신을 위해 협력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부터 프리미엄 라인업에 차량용 P-OLED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2022년형 EQS 모델에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학하고 있다. 보급형 벤츠 전기차 일부 라인에는 LG엔솔의 리튬이온배터리를 담았다. LG전자가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전문 기업 ZKW도 벤츠에 첨단운전자시스템(ADAS) 카메라 모듈과 조명 부품을 납품한다. 이 정도면 그룹사의 주력군이 벤츠와 손잡고 있는 셈이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LG의 카메라 시스템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우리의 선구자적 역할에 기여하고 있다"며 "회의를 마치고 나니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강력한 파트너들과 함께 차세대 제품으로 다시 한번 기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뭔가 긴밀함 협력체제가 갖추어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LG그룹이 완성차에 도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디 빼고 모든 벤츠의 전장 부품에 LG부품이 들어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이번 회동으로 볼 때 양 그룹의 협업이 보다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소지가 크다.

LG의 전장 사업은 오랜 적자 끝에 흑자로 돌아서 지금 가장 잘 나가는 주력 사업이 되었고 반도체를 능가할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고평가받는 중이다. 이번 그룹 경영진의 방문이 외부로 아직은 알릴 수 없는 ‘X–프로젝트’급 결과물을 낼 것이라는 소문이 증권가에서 돌고 있는 이유이다.

구광모 회장의 꿈... AI가 풀어낼 알츠하이머 비밀

또 한 가지 활발하게 혁신이 일어나는 분야는 바이오 분야로의 인공지능 투입이다.

LG그룹에서 바이오 사업은 오롯이 LG화학의 몫이었다. 이번엔 인공지능 사업이 투입됐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The Jackson Laboratory)은 질병을 예측하고 신약과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잭슨랩은 노벨상 수상자를 20명이나 낸 세계 최고 수준의 동물 질병모델 연구소로 온전히 연구원의 길만 걸어온 곳이다. 잭슨랩은 유전자 변형 마우스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유전체 전문 연구기관이기도 하다. 이곳이 바이오 기업도 아닌 LG그룹의 AI연구원과 손을 맞잡는 것은 놀랍고 신기한 일이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지난해 12월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본계약을 체결하고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개인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란다.

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전자 및 인간 노화의 원인 규명과 치료 방법과 경로를 찾는 것은 바이오 파운드리 사업으로 더욱 주목받을 만하다.

양사는 LG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AI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무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첫단추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23년 8월 21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방문해 바이오, AI 분야 미래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 점검했자.(사진=LG)

통섭, 그 지식의 융합

론 카돈(Lon Cardon) 잭슨랩 CEO는 이번 협업에 대해 “인공지능과 유전체학이라는 양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강점을 잘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것이야말로 통섭, 지식의 융합을 만들어 내기 위한 첫걸음이다.

또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활약할 AI 모델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양사는 비싸고 특수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과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대화형 생성 AI 모델 개발에 나섰다.

이에 성공하면 인류의 암 극복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된다.

양사가 협업해 개발해 낼 AI 모델들이 유전자 변이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토록 한다면 인류의 질병 극복은 큰 혁신을 이루어낼 산업혁명 이상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 AI연구원은 AI를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며 “특히 LG의 미래성장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기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이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를 꼽은 구광모 회장은 전장 사업의 기대 이상의 흑자와 수익성 증가와 더불어 바이오 사업에서마저 결실을 맺고 있다. 구 회장은 바이오 시장 열매를 위해 2022년부터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를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용으로 2800억원을 투입했다. 매출 대비 비중이 30%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박수를 치기라도 하듯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조 2천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구 회장의 어깨가 으쓱할 판이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19년 바이오 분야 혁신 기술 도입과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보스턴 법인(이노베이션센터)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1월 LG화학이 인수한 미국의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도 기존 사무실을 생명과학 보스턴 법인과 통합하고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 달 5일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Rhythm Phamaceuticals)를 대상으로 LG화학이 총 4000억원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큰 보람이 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수출을 결정한 신약은 희귀 비만증 신약이다. 선급금 1억 달러에 개발과 상업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가 최대 2억500만 달러로 책정됐다. 추후 연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매년 별도 수령하니 좋은 조건이다.

희귀 비만증은 식욕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만이 심해지는 질환이다. 생명과학본부의 LB54640은 먹는 형태의 MC4R 작용제로, 미국 임상 1상 시험 결과 체중 감소 경향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미국에서 임상 2상 시험에 들어간 상태다.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최정상 연구소와 선진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최정상급 결과물을 도출해 내려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향후 신성장 부문의 프런티어급 결실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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