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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권총 만들던 '어둠 속의 발명가'
  • 정희용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6.03.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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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형 카메라나 립스틱형 권총 등 영화 속 스파이를 보면 적에게 탐지되지 않는 독특한 도구를 이용한다. CIA와 FBI를 고객으로 삼아 이런 무기를 실제로 만들던 발명가가 있었다.

Q라는 별칭으로 불리던 이 인물은 패리스 테오도르(Paris Theodore). 그는 1843년 미국 뉴욕에서 조각가이자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거리 공연과 발레강사를 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TV 프로그램 아역으로 활동하다가 19세에 댄셔 겸 안무가인 리 베커와 결혼했다.

1966년 테오도르는 뉴욕에 세븐트리스(Seventrees)라는 작은 가게를 연다. 이 가게가 내세운 슬로건은 “보이지 않는 곳이 가장 좋은 곳(Unseen in the Best Places)”. 겉으로는 수제 권총을 다뤘지만 실제로는 이 가게는 CIA에 테오도르가 특별한 총을 제공하기 위한 장소였다.

1945년 연방총기법에 따라 샷건과 기관총 등 제조업자와 소유자에 대한 등록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 때 기관단총 등 일부에 대해선 규제되지 않았다. 테오도르가 제조한 무기는 이스라엘제 기관단총인 우지(UZI)와 22구경 총알을 발사하기 위한 서류가방 등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FBI도 그의 고객 가운데 하나였다. FBI는 비밀 수사 중인 경찰이 사용할 12발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클립보드를 주문했다고 한다.





1970년 테오도르는 ASP(Armament Systems Procedures Corporation)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작은 9밀리 권총을 발명한다. 당시 미국에선 스미스앤웨슨의 S&W M39라는 권총이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테오도르의 권총은 이를 개조한 것이었다. 그의 9밀리 권총은 S&W M39를 기반으로 잘라낼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커팅을 했고 표면은 테플론 가공 처리했다. 200개 이상 디자인 가운데 선택한 건 결국 S&W M39보다 1.5cm 가량 길이가 짧은 17cm 정도다. 물론 나중에 원 제작사인 스미새앤웨슨도 같은 길이 권총을 만들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소형 권총은 드물었다.

테오도르가 만든 ASP 권총에서 독특한 건 크기 뿐 아니라 조준기였다. 보통 권총은 대상을 조준하기 위한 구멍 같은 조준기가 있다. 하지만 ASP 권총은 본체에 노란선이 들어가 있어 선을 사이에 두고 저격수가 1열만 맞추면 조준이 된다. 일일이 구멍을 제거할 필요 없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었던 것.

ASP 권총은 장거리에 대한 정확한 사격이 필요 없는 만큼 어떻게 목표물에 대해 효율적으로 즉시 발사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SP 권총을 보유하려면 S&W M39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가격은 현재 가치로는 2,000달러 정도였다고 한다. ASP 권총은 특수 방식으로 이뤄진 시장을 겨냥한 것이지만 1980년대에는 개인 투자자가 인수해 생산이 이뤄지기도 했다. 테오도르는 생애 중 10개가 넘는 특허를 취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발명은 여전히 국가 기밀로 남아 있어 햇빛을 못 보고 있다. 테오도르의 발명이나 문서도 저작권 만료가 이뤄져 공유 재산이 될 날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희용 IT칼럼니스트  flyg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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