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IT 연구팀이 박테리아 DNA에 특정 기능을 부여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했다. 이 언어는 텍스트로 기술할 수 있으며 DNA가 반응하는 순서대로 컴파일, 세포 내로 흐르게 해서 세포 내에서 의도했던 기능을 실현하는 회로를 생성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DNA 분석은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하고 메모리와 센서 같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실제로 원하는 대로 기능을 구현하려면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또 DNA의 어떤 부분이 어떤 기능을 하게 할지 관련 지식이 필요한 건 물론이다.

연구팀은 어떤 부분이 어떻게 작용할지 몰라도 의도한 기능을 할 수 있게 DNA 반응에 따라 논리적으로 만든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한 것. 언어의 기반은 디지털 회로 시뮬레이션에 사용하는 하드웨어 기술 언어인 베틸로그(Verilog). 여기에 박테리아 DNA에 논리 게이트와 화합물이나 빛에 반응하는 센서 역할을 맡는 설계를 곁들였다.





준비한 기능은 60개 가량이다. 예를 들어 어떤 걸 산소 농도에 반응해 각각 매개변수에 따라 반응을 하도록 한다. 이런 DNA는 대장균에서 작용하도록 만들지만 앞으로는 언어를 개선하면 다른 세균과의 호환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작한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어 고교생이라도 원하는 기능에 대한 DNA 시퀀스를 짤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설계에서 테스트까지 속도가 빠른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DNA 회로를 설계하려면 몇 년이 걸렸지만 이 언어를 이용하면 컴퓨터에서 프로그래밍을 실행하는 것만큼 쉽게 DNA 시퀀스 테스트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암세포를 발견하면 항암 작용을 하는 효소를 내는 세포를 만들거나 발효식품 제조과정 중 독성 부산물 생성을 억제하는 효모를 만드는 유당 소화 촉진 효소를 만드는 박테리아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세포 DNA를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드는 프로젝트는 몇 년 전부터 이뤄져 왔다. 이번 발표는 MIT와 보스턴대학 등이 함께 진행한 것이지만 지난 2013년에는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같은 비슷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고 오픈소스화를 위한 언어 개발 프로젝트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종진 IT칼럼니스트  hanc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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