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원자력 발전소에서 핵연료봉을 조작하는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발견됐다. 다행히 발전소 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발전소 운영사와 독일 정부가 공동으로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발견된 건 독일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그룬트레밍엔 원자력 발전소. 이곳은 독일 대형 에너지 기업인 RWE가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원자로 3기 중 실행 중인 B호기의 컴퓨터에서 PC를 원격 조작할 수 있는 W32.램닛(W32.Ramnit), PC 내부 파일을 훔치는 컨피커(Conficker) 등 바이러스 2종이 발견된 것.

W32.램닛은 USB 메모리 등 저장매체를 통해 확산되며 감염된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 공격자가 컴퓨터를 원격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컨피커는 PC 사용자 인증서나 금융 정보를 빼내고 감염된 컴퓨터를 디도스 공격을 감행하는 봇으로 만드는 웜이다.

RWE 발표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발견된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발전소 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RWE는 독일 연방 정보 보안 부문인 BSI와 함께 바이러스 침투 경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발견된 컴퓨터는 지난 2008년 핵연료봉을 이동기기와 데이터 시각화 소프트웨어로 연동하기 위해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원자로 운영 시스템 관리 장소에서 떨어진 다른 사무실에선 악성코드에 감염된 USB 메모리 18개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RWE 측은 사이버 보안 대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안 업체인 F시큐어(F-Secure)의 미코 히포넨(Mikko Hypponen)은 중요한 인프라 시설에 컴퓨터 바이러스가 발견된 건 드문 일이 아니라면서 발전소를 명확하게 노린 공격이 아니라면 위험성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장혁 IT칼럼니스트  hymag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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