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제이슨 퍼먼(Jason Furman) 의장은 최근 연설에서 자동화에 의해 인간의 일자리가 박탈 당하는 일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시급 20달러(한화 2만 2,000원대) 이하를 받고 일하는 사람 중 80%는 로봇, 자동화에 의해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자동화가 소득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들의 결론은 미국 내 일자리 중 절반은 자동화에게 빼앗길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예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발표한 자동화에게 빼앗길 일자리 비율이 9%에 불과하다는 예측과는 차이가 있다.당시 발표 내용에선 우리나라의 경우 로봇이나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대체 비율이 가장 낮은 6%로 나온 바 있다.





그는 OECD가 발표한 연구 결과의 결론을 빼고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이 자동화나 로봇 같은 기술의 위협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선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경제자문위원회는 직업을 임금에 따라 분류했다. 이를 기존 분석에 적용해보면 시간당 20달러보다 적게 받는 일자리 83%는 자동화될 압력을 받는 반면 시간당 20∼40달러일 경우에는 자동화 압력을 받는 건 전체 중 31%, 시급 40달러 이상은 4%가 자동화 압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기에서 중요한 건 20달러나 25달러 혹은 몇 퍼센트냐의 문제가 아니다. 숫자가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임금과 기술 사이의 상관관계를 감안하면 낮은 기술을 보유한 직업 수요가 크게 줄고 높은 기술을 보유한 직업 수요는 거의 감소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또 OECD와 달리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49%가 일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로봇에게 빼앗기게 될지에는 이견이 있다. 하지만 저임금이 일자리를 빼앗길 우려가 높은 만큼 이는 소득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기술은 사회 전체의 부를 늘려왔고 새로운 알자리도 창출했다. 하지만 재산이 평등하게 분배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빈곤층과 중산층 사이에 더 큰 격차가 벌어질 것에 대해 경제자문위원회는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시간당 40달러 이상을 받는 직업 역시 위기에 처하는 건 시간 문제일 수도 있다. 변호사와 법률 보조 업무 중 일부는 이미 소프트웨어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으며 암 진단도 컴퓨터를 이용한 화상 알고리즘 진단 쪽이 인간 의사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게 입증되기도 했다. 또 스포츠와 금융 분야를 대상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알고리즘이 하루에도 수천 개가 넘는 기사를 만들어 내는 만큼 기자도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퍼먼 의장은 경제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건 가능하다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력을 매칭시키는 걸 노동 시장과 정부 부처가 제대로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로봇에게 직업을 빼앗긴 노동자가 새로운 일을 찾아내는 과정이 길어지면 장기간에 걸쳐 대량 실업자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종진 IT칼럼니스트  hanc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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