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는 입에서 나오는 언어적 정보만큼이나 손짓이나 얼굴 표정, 몸 움직임 등 신체 언어를 통해 정보를 읽는다.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이를 읽을 수 있게 되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것. 그런데 컴퓨터에게도 같은 능력을 부여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를 진행 중인 곳은 카네기멜론대학 연구팀. 인간의 움직임을 3D로 읽어들일 수 있는 파놉틱 스튜디오(Panoptic Studio)를 이용한다. 이 기기 내부는 축구공처럼 오각형과 육각형 패널로 이뤄진 구형체. 패널마다 크고 작은 검은 점이 있다. 이 점에는 모두 크고 작은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패널 장당 24개에 이르는 소형 VGA 카메라와 HD 카메라 1대가 내장되어 있다. 카메라는 최대한 고르게 분산되도록 설계했다. 스튜디오 전체에서 사용하는 카메라는 VGA 카메라 480대, HD 카메라 30대다. 여기에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키넥트 센서도 배치했다.





스튜디오 안에서 움직임을 보이면 카메라와 센서가 이를 읽고 영상과 센서 510개 정보를 읽어 들어 처리한다. 이를 통해 몸의 움직임을 3D로 캡처한 데이터를 생성한다. 카메라 영상은 분당 600GB에 달한다. 지금까지 연구팀이 캡처한 데이터는 모두 1PB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도 인간의 움직임을 3D 캡처하는 기술은 영화 쪽에서 많이 쓰이는 모션캡처가 잘 알려져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골룸도 실제 사람이 연기한 움직임을 얼굴 표정을 포함해 모두 모션 캡처를 통해 재현한 것이다. 하지만 모션캡처는 특수 수트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선 쓸모가 없다.





파놉틱 스튜디오의 장점은 특별한 의상을 착용하지 않아도 몸의 움직임을 자세히 캡처, 데이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명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마찬가지로 데이터화할 수 있다. 인간이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손을 움직이거나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는 감정과 분위기를 나타내는 징후 가운데 하나다. 이런 움직임을 캡처, 데이터화해서 컴퓨터에 신체 언어를 이해시키는 게 바로 파놉틱 스튜디오의 목적이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표정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건 인공지능 기법 중 하나인 딥러닝이다. 먼저 사람이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인공지능에게 훈련시키고 서서히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것. 컴퓨터는 인체의 움직임을 읽고 말 외에 다른 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이 기술은 앞으로 로봇이 일상 생활 속에 들어올 때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간호 등 의료 현장 등에 로봇을 투입한다면 인간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지닌 로봇은 중요하다. 앞으로 인간처럼 로봇이 몸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될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yawcs6OZmI

한종진 IT칼럼니스트  hanc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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