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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순간…왜 셀카를 찍을까?
  • 윤신철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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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유나이티드항공이 미국 콜로라도에 비상 착륙했다. 이유는 승객 가운데 응급 환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착륙할 때에는 좌석 위에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왔다. 그런데 이런 장면을 승객 일부가 스마트폰을 꺼내 찍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셀카를 찍고 비상 착륙을 한다고 SNS를 통해 알린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셀카를 찍는 이유는 뭘까. 행동심리학자들은 이런 행위가 만족감 뿐 아니라 살아남으려는 마음, 자신을 남기려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비상사태가 발생한 도중 혹은 끝난 뒤에도 셀카를 찍는다. 앞서 설명한 유나이티드항공 뿐 아니라 비행기 사고에서도 셀카를 남긴 경우가 많다. 2015년 9월 제트블루 1416편에서 엔진에 문제가 생겨 기내에 연기가 자욱해지고 비상 착륙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배우이기도 한 잭슨 라스본은 당시 모습을 사진 여러 장으로 기록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사망자 1명이 발생한 하와이 앞바다에서 벌어진 소형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담은 셀카. 승객 1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떠있는 모습을 셀카에 담았다. 또 고프로까지 꺼내 사고 모습 일부를 영상으로 남겼다.

https://www.youtube.com/watch?v=NvbXROVuLR8

이런 비상 사태에 셀카를 찍을 여유가 없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비상 사태에 셀카를 찍는 건 구사일생 순간 셀카=서바이벌 셀카(Survivor Selfie)가 된다.

사실 긴급 상황에서 셀카를 찍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일은 없을 수 있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제시 폭스 교수는 긴급 상황에서 찍힌 사진이 사건사고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사고 이후 얘기라고 말한다. 셀카 자체가 구원을 의미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는 2016년 1월 셀카 심리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여기에선 셀카를 많이 찍는 사람이 나르시시즘과 사이코패스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저널리즘과 후세에 전하기 위한 동기도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의 내면에 자신이 그곳에 있었고 이와 관련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말한다.

https://twitter.com/han_horan/status/444240397427306496

긴급상황 자체가 아니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 기록하는 건 나르시시즘의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비상사태를 만나면 혹시 이 사진이 대량으로 공유된다면 거기에 자신도 포함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크게 화제가 된다면 셀카가 자신이 이곳에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는 또 이런 류의 서라이벌 셀카는 발생 중 혹은 발생 후에 찍었냐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발생 후 찍은 셀카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경험이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먼저 표명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렇게 나르시시즘의 일면이 있는 반면 서바이벌 셀카는 심리적으로 볼 때에는 죽음에 직면한 상황에서 자기 보존이라는 인간의 행동이라는 견해도 있다. 죽음의 공포에서 오는 정체성의 저장 심리라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단순히 좋아요를 많이 달라는 간단한 나르시시즘의 감정만 일으키는 게 아니라는 것. 메사추세츠대학 심리학 교수인 수잔 크라우스 화이트본은 죽음에 직면하는 순간 신원 보호나 보존을 위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심리학에는 공포관리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이라는 게 있다. 죽음의 공포에 대처하기 위한 심리적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죽음을 두려워한다. 언젠가 죽는다는 것도 확실히 인식하고 있지만 어딘가에서 발생할 죽음의 그림자를 무서워하고 죽음의 공포가 사는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 이 이론이 제기하는 것처럼 평소보다 죽음의 공포가 높아질 때 자신의 신원을 저장하려는 행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런 서바이벌 셀카는 최악의 경우 남아있는 사람에 대한 메시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마지막 기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원인을 봐도 사실 이런 서바이벌 셀카를 찍는 진짜 이유를 확실하게 단언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유는 다양하고 사실 사람마다 차이도 복잡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SNS가 셀카를 포함한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리액션 반복의 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포스트를 올리면 반응, 다시 포스트, 다시 반응 식으로 무한 루프가 반복되는 것이다. 폭스 교수는 셀카에 대해 사람들이 좋아요 같은 반응이나 공유, 코멘트를 지속하는 한 셀카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대로 셀카를 모두 무시하게 되면 셀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신철 칼럼니스트  creact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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