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상징인 상하이 푸동지구 야경. <출처=pixabay>

중국에서 지난해 기업파산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스트레스가 증가함을 의미하는 동시에 빚에 허덕이는 좀비기업을 법원을 통해 정리하고 산업의 시설 과잉을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법원들이 2016년 접수한 파산신청은 5665건으로 전년 대비 54% 늘었다. 이 중 파산이 선고된 것은 약 3600건으로 그 가운데 85%는 청산으로 이어졌다.

베이징대학 선전(深)대학원의 법률학자 수전 파인더는 “그것은 좀비기업들을 제거하고 경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과 연결돼 있다”면서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살리고 살릴 수 없는 기업을 청산하는 것이 그 취지”라고 FT에 말했다.

신문은 파산 사례가 중소 제조업체가 몰려 있는 동부 지역에 많다면서 저장성(浙江省)과 장쑤성(江蘇省)에서만 1600건이 넘는 사례가 수집됐다고 전했다.

경제가 어려운 동부 지방에서도 파산사례가 많았다. 346건의 사례가 있는 랴오닝성(遼寧省) 은 지난해 중공업 침체 속에 명목 GDP(국내총생산)가 23% 하락했다. 랴오닝성 정부는 지난해 9월 둥베이특수강의 파산 절차 진행을 승인했고 둥베이특수강은 36억위안(59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끝내 파산했다.

중국에는 지방정부와 국영은행의 지원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이 수천 개 있다. 중국 국무원 직속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중앙 국유기업 중 2041곳이 퇴출 대상이거나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총자산 규모만 3조 위안(약 512조6700억 원)이었다.

중국에서 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 2007년 현대적인 파산법을 통과시켰지만 그 법은 이후 좀체 사용되지 않았다. 부채 관련 분쟁은 종종 밀실 협상을 통해 처리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는 지방 관리들이 실업자 발생 가능성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예정성 저장대학(浙江大學) 법학 교수는 지방정부들이 파산한 회사들을 계속 살려놓기 위해 출자전환과 민관(民官)협력 같은 “악동 같은 방법들”을 쓰면서 파산 사건의 수가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수 기자  hs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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