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조사기관 MM연구소가 올해 일본 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를 공개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전 세계 추이와는 조금 다른 판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국내 기업이 상당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일본 특유의 폐쇄적인 시장 특성은 스마트폰 분야라고 예외는 아닌 듯하다(MM연구소 발표 자료 원문).

물론 일본에서도 애플이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을 질주하는 삼성전자가 적어도 일본 시장에서만큼은 여전히 하위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일본 소니는 대약진을 기록하며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엑스페리아 시리즈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소니가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한 상황인 만큼 존재감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일본이나 해외 시장에서 소니 엑스페리아 시리즈는 꽤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물론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좋아졌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 내수 시장에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16.8%다. 글로벌 시장 강자인 삼성전자를 2배 이상 격차로 압도하는 있는 것. 소니의 이런 시장 점유율은 판매량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것이다. 점유율로 따져 봐도 6.9% 더 늘었다.

물론 이런 결과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NTT도코모의 투톱 전략 수혜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엑스페리아 시리즈의 약진은 더 돋보인다.

하지만 이런 NTT도코모의 지원 사격은 화력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NTT도코모가 애플을 중심으로 삼는 원톱전략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니 스마트폰 사업은 지금까지는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니의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소니의 향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사를 냈다.

소니는 올해 상반기 NTT도코모의 투톱전략에 힘입어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NTT도코모가 애플을 내세운 원톱전략으로 바꾼 상태다.

그동안 소니는 1만 명에 이르는 구조조정을 하면서 3개월 순이익을 기록한 상황이었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TV 판매가 흑자 전환으로 돌아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 물론 이번 분기 순이익 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영화 사업 실패 영향이 컸다.

소니의 슬럼프를 예측하는 이유는 TV 사업이 다시 적자로 돌아선 데다 디지털카메라와 PC 판매 부문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가장 사정이 나은 스마트폰 사업 분야도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이 좋지 않다.

이런 점 때문에 이미 소니 내부에서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구조적으로 상황을 개선하기 힘든 TV나 디지털카메라, PC 판매 부문 부진을 스마트폰과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얼마나 보충해주느냐가 향후 소니의 슬럼프 탈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스마트폰 성과가 조금이라도 흔들릴 경우 언제든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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